골프장 그린부터 도심 뒷골목까지 생생하게
다음 '스트릿뷰'개발



서울 명동 뒷골목,대학 캠퍼스,등산·골프 코스 등 자동차로 다니기 어려운 곳까지 PC나 휴대 단말기를 통해 구석구석 보여주는 무료 입체지도 서비스가 다음 달 중순께 나온다. 인터넷 포털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이하 다음)이 '워킹 내비게이션'이 가능한 입체지도 서비스 '스트릿뷰'를 선보이는 것.지도 위에 있는 맛집을 클릭하면 출발지에서 목적지에 이르기까지 사용자 눈높이에서 찍은 3차원 입체화면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한국판 '구글 맵스'가 등장하는 셈이다.

◆골프장 그린,골목길까지…

국내 포털이 제공하고 있는 지도 서비스는 두 가지다. 병원,학교 등 주요 건물을 지도 위에 표시하고,이동 경로 정도만 제공하는 1차원 지도와 항공,위성 사진을 기반으로 한 2차원 지도가 나와 있다. 다음의 스트릿뷰는 여기에서 한 단계 진화한 3차원 지도다.

손경완 다음 CPO(서비스총괄책임자)는 16일 "2004년 인수한 온라인 지도 제작 전문 자회사 콩나물닷컴 주도로 100여명이 이동식 카메라로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담아 3차원 지도를 만들었다"며 "스트릿뷰 서비스는 다음 달 중순께 시작되며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의 스트릿뷰 서비스가 등장하면 국내 네티즌도 구글의 3차원 지도인 '구글 맵스'에 버금가는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된다. 구글 맵스는 미국,일본에서 상용화돼 있지만 국내에선 '지리 정보를 해외 서버에 담을 수 없다'는 법규에 묶여 상용화되지 않고 있다. 손 CPO는 "앞으로 법규가 완화돼 구글 맵스가 들어오더라도 다음이 축적한 국내 지리 정보를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스트릿뷰에 앞서 다음 달 초순께 국내 항공지도 서비스 중에서 최고 수준인 '스카이 뷰'도 선보일 예정이다. 석종훈 다음 대표는 "해상도가 높아 도로 위에 쓰여 있는 방향표시까지 뚜렷하게 볼 수 있는 수준으로 위성 사진에 기반한 구글 어스보다 뛰어나다"며 "골프장 코스 미리보기 등의 각종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치열해지는 포털 '지도 전쟁'

다음은 스카이뷰와 스트릿뷰 서비스 개발에 약 4년에 걸쳐 200억원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 대표는 "인터넷이 PC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바뀌면서 위치 기반 서비스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구글이 지난해 자체 위성을 쏘아올리고 노키아가 수조원을 들여 세계 1위 전자 지도 업체인 나브텍을 인수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에서도 2~3년 뒤면 모바일 지도 시장이 활짝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PC뿐 아니라 휴대 단말기를 통해 길찾기를 할 수 있는 워킹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국내 휴대폰을 통해 제공하기 위해 이동통신사와 협의 중이다. 손 CPO는 "우선 아이폰(휴대폰,국내 미출시),아이팟 터치(MP3플레이어,국내 출시) 등 애플 제품에선 스트릿뷰를 활용해 워킹 내비게이션이 가능하다"며 "LG텔레콤 등 국내 이동통신사와도 요금 인하와 애플리케이션 설치 등 서비스 제공을 위한 조건들을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석 대표는 "휴대폰에 저장된 전화번호만으로 친구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도 가능한 시대"라며 "지식검색을 주력 서비스로 하고 있는 네이버에 충분히 위협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