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는 해고 일상화
쌍용·르노삼성·대우버스 등 국내도 '희망퇴직'


글로벌 자동차업계가 감원 한파에 휩싸였다. 경기 침체로 차량 판매에 급제동이 걸리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서다.

도요타 등 일본 완성차업체들은 연내에 비정규직을 중심으로 9000명의 직원을 감축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6일 보도했다.

도요타는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3000명의 비정규직 사원을 해고한 데 이어 계약기간 연장을 중단하는 방법으로 3000명을 더 감원할 예정이다. 최대 시장인 북미지역의 판매 부진으로 도요타는 일본내 생산을 당초 계획보다 40만대 감산했다. 고급 브랜드 렉서스의 주력 공장인 다하라공장에선 내년부터 주·야간 2교대를 주간근무 만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닛산은 비정규직에 대한 감원 폭을 지난달 발표했던 1000명에서 150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 회사는 다음 달부터 내년 3월까지 7만2000대를 추가 감산키로 결정,감산 규모가 14만7000대에 달하게 됐다. 연내 생산계획인 138만8000대의 10%를 웃도는 수치다. 완성차뿐만 아니라 덴소 등 자동차 부품업체의 인적 구조조정도 불가피해 자동차산업 전체로는 올해 감원 규모가 1만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에선 대량 해고가 일상화되는 분위기다. 연초 세계 1위 자동차회사 자리를 도요타에 내준 GM은 최근 미시간 등 3개 공장을 폐쇄하고 임직원 4000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중순엔 미국내 공장에서 1600명을 감원키로 했다.

크라이슬러는 연내 총 8500~1만명의 시간제 근로자를 해고할 계획이다. 지난달엔 장기 불황에 대비하기 위해 전체 사무직의 25%인 5000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포드는 내년 1월까지 북미지역에서 정규직을 10% 추가 감원하고 각종 복지 혜택을 없애기로 했다. 일용직 2600명도 줄일 방침이다.

유럽 최대 자동차업체인 폭스바겐은 연말까지 독일 공장의 계약직원 중 20%를 정리하기로 했다. 볼보와 푸조-시트로앵,BMW,르노닛산 등 다른 유럽업체들도 적극적인 인력 조정에 나서고 있다. 중국 치루이자동차(6000명),선룽자동차(1000명),창안자동차(2000명) 등도 감원 회오리에 휩싸였다.

국내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대우버스는 생산직 670명 가운데 237명,사무관리직 300명 중 80명 등 전체의 32%를 줄이고 임금을 동결키로 했다. 쌍용자동차는 사내 협력업체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르노삼성도 이 달 중 팀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음 달 공장가동을 일시 중단하는 GM대우오토앤테크놀로지는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신규 채용을 중단키로 했다.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업계에서 대규모 감원 바람이 부는 것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라며 "문제는 글로벌 경기침체가 원인이어서 상황이 쉽게 개선되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걱정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조재길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