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첫 G20 금융정상회의가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폐막됐다. 공동선언문은 통화ㆍ재정정책을 통한 내수진작, 신흥시장국에 대한 유동성(流動性) 지원 등을 다짐하는 한편 금융상품의 투명성을 높이고 모든 금융기관을 규제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아울러 규제당국간 국제협력을 강화하고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금융기구의 지배구조를 개선해 나간다는 데도 합의했다.

이번 합의가 당면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금융위기의 재발을 방지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공동선언이 광범위한 내용을 포괄하고 있음에는 틀림없지만 세부적 실천방안은 담지 못한 탓에 금융규제의 수준 등을 놓고 각국간 이해가 충돌할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활성화를 위한 조치들은 이론의 여지가 별로 없는 만큼 곧바로 실천에 옮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우리나라 또한 유연한 통화ㆍ재정 정책을 통해 내수진작을 꾀해 나가면서 국제공조에 적극 동참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경제국들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IMF 등 국제금융기구에서 신흥시장국들의 대표성을 확대시킨다는 원칙이 합의됨으로써 국제경제질서 내에서 중요한 한 축이 됐음을 공식 인정받았다. 이에따라 신흥국들은 현재 12개 주요 선진국과 IMF,세계은행 등으로 구성된 금융안정화포럼(FSF)에 회원국으로 가입하게 됐고 IMF 등에서의 의결권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소득이 크다. 영국 브라질과 함께 공동 의장국 자격으로 제2차 정상회의에 액션플랜 이행방안을 수립해 제출하는 역할을 맡게 된 것은 국제무대에서의 위상을 끌어올리는데 큰 도움이 될 게 틀림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기조연설에서 강조한 보호무역주의 배제 원칙이 선언문에 포함된 것 또한 그러하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도 국제무대에서 적극적이고 능동적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G20회의 등에서의 주도적 활동을 통해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신뢰(信賴)를 회복하는 것은 물론 다시는 외환위기 같은 어려움이 도래하지 않도록 굳건한 국제협력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