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차 직장인 이성미씨(27.여)는 주로 앉아서 근무하다보니 수년째 허리통증이 가시지 않고 있다. 아직 미혼이라 수술은 엄두도 못 내고 참아내기만 했는데 얼마 전부터는 찜질도 소용이 없고 통증 때문에 단 30분도 앉아있기가 힘들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병원을 찾으니 뜻밖에 수술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다는 반가운 소리를 들었다. 무중력감압치료를 받고서 증상이 차츰 가라앉고 있다.

# 만성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박성남씨(46)는 수술이 무서워 찜질이나 파스 등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러다 한 달 전 물건을 들다 허리를 삐끗했다. 상체를 바로 펼 수도 없을 정도여서 병원을 방문했다. 의사는 수술하지 말고 주사치료를 받으라고 한다. 증상이 완화되면서 회복 단계에 접어들었다.

허리의 통증은 단순히 척추의 인대와 근육이 늘어난 요추부 염좌,척추뼈 사이의 추간판이 튀어나온 요추간판탈출증(디스크),척추신경이 지나는 통로인 척추관이 퇴행성 변화에 의해 좁아진 척추관 협착증 등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 유발된다. 이를 수술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는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약물치료,물리치료,침상안정,보조기 착용 등이 있으나 이런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신경주사요법,무중력 감압치료,특수기구를 이용한 운동요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신경주사요법은 크게 세 가지다. 경막외 주사요법은 소염제와 국소마취제를 경막(척추신경을 감싸는 막) 바깥쪽 공간에 주사를 놓는 것으로 빠른 통증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대개 3회에 걸쳐 시행되지만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제한적으로 활용한다. 척추후관절 차단술은 통증을 일으키는 척추관절이나 그 주위의 병변에 직접 주사바늘을 꽂고 같은 종류의 약물을 주사하는 방법이다. 역시 효과가 빠르다. 신경가지 치료술(신경근 차단술)은 통증의 원인이 되는 신경가지를 찾아내서 그 주위에 약물을 주사하는 방법으로 적은 약물로 빠른 시간 안에 효과를 볼 수 있다. 손준석 연세사랑병원 척추센터 부원장은 "신경주사요법은 척추질환 및 근육통증까지 완화시켜 효과적"이라며 "1∼2주 간격으로 반복 치료하면 곧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무중력 감압치료는 우주인들이 무중력 상태에 놓이면 추간판(디스크)의 간격이 넓어지는 현상에서 착안됐다. 추간판 병변 부위에 감압 환경을 조성하면 밀려난 디스크가 제자리로 되돌아오는 게 치료원리다. 2∼3일 간격으로 약 5회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과거에는 단순히 힘으로 척추를 위아래 방향으로 잡아당기는 견인치료가 전부였으나 지금은 컴퓨터장비를 이용해 추간판에 음압을 조성함으로써 입체적이고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게 됐다. 엎드리거나 누운 자세에서 치료가 가능하고 테이블 조정으로 척추교정치료도 가능하다. 전혀 통증이 없고 편안하게 누워있기만 하면 된다.

운동치료는 휴버 센타르 메덱스 슬링 등의 기기를 이용해 척추 주변의 약해진 심부 근육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체력이 약한 환자도 기계의 도움을 받아 근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 근본적인 치료를 가능케 해주지만 단독 치료 시에는 효과가 적다.

손 부원장은 "신경주사요법으로 화학적 통증유발 물질이 제거되고,감압치료에 의해 물리적인 척추 압박이 해소되면 통증이 가라앉게 되고 여기에 운동요법을 추가하면 금상첨화"라며 "단독 시행할 경우 신경주사요법은 치료만족도가 66%,무중력감압술은 72%,운동요법은 45%에 불과하나 3가지를 조합해 맞춤치료하면 90%선에 이른다"고 말했다. 그는 "수술이든 비수술요법이든 허리근력이 강하지 않으면 허리통증이 재발할 위험이 높다"며 "복근과 허리근육의 근력을 비롯해 근지구력,척추유연성,자세교정,심폐지구력 등을 향상시키는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