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양상이 뚜렷한 가운데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자동차산업 구제와 기업 유동성 지원 등 제조업체를 살리기 위한 각종 대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 유럽연합(EU)이 조만간 유럽투자은행(EIB)을 통해 최고 400억유로(약 500억달러) 규모의 자동차업계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가동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FT는 EU 집행위원회가 다음 주로 예정된 EU 역내 경기부양책 발표에서 이 같은 내용의 자동차 부문 지원 방안을 포함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유럽 자동차시장은 파산 직전까지 몰린 미국 자동차업계보다는 나은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 10월 EU 역내 자동차 판매가 전월 대비 15.5% 감소하며 10년 만의 최저치로 떨어지고,주요 자동차업체들이 감원과 공장 가동 중단에 들어가는 등 침체가 가시화되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은 연말까지 독일 공장의 계약직원 중 20%를 정리해고하기로 결정했고,프랑스 르노도 4분기 생산을 20% 줄이기로 했다.

유럽 주요 대기업들은 협력업체들의 유동성 위기 해결에 직접 나섰다. 다임러는 일부 협력업체에 현금을 지원했다. 디터 제체 다임러 최고경영자(CEO)는 "중소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은행 대출이 계속 어려워질 경우 독일 자동차업계에서 약 30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방위산업회사 사프랑은 납품대금 조기 결제와 저리 대출 주선 등의 방식으로 협력업체들을 돕기로 결정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