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워싱턴발 라디오 연서서 국내 정치권 비판

이명박 대통령이 17일 '워싱턴발 라디오 연설'을 통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대국민 단합 메시지를 보냈다.

이 대통령은 "불이 났을 때는 하던 싸움도 멈추고 모두 함께 물을 퍼 날라야 한다"며 "위기를 극복하는 데 힘을 뭉친 나라와 그렇지 못한 나라의 격차는 엄청나게 커질 것이고 단합이냐 분열이냐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 정상에게 정부가 취하는 위기 대책들에 대해 내부 반대가 없느냐고 묻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며 "모두가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한가롭게 여와 야,노와 사,보수와 진보의 구별이 있을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일본은 위기 극복을 위해 총선까지 연기했고 미국은 의회와 행정부가 하나가 됐다"고 예시했다. 어려운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각종 현안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쟁이 끊이지 않는 국내 상황에 대한 비판인 셈이다. 이 대통령은 "사력을 다해서 우리가 기대하는 목표를 이루는 것이 매우 중요한 때"라며 "은행은 낮은 금리로 필요한 곳에 자금을 공급해 주고,노사는 고통을 분담하는 지혜를 발휘해 주고,정치권은 경제 살리기 입법에 하나가 돼 주길 간곡하게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라디오 연설 녹음은 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문했던 미국 워싱턴의 숙소에서 지난 15일 저녁(현지시간) 이뤄졌다.

워싱턴=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