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 윌러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가진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오찬간담회를 통해 "자동차산업은 미국의 상징이자 자존심"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자동차산업 지원 의지와 이에 따른 한ㆍ미자유무역협정(FTA)의 영향에 대해 "미 자동차 회사에 부품을 납품하는 우리나라 회사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미국 정부가) 자동차산업을 살리는 게 좋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또 "오바마 당선인이 아직 한ㆍ미FTA 문제까지 깊숙이 검토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그가 선거 때 한 얘기(자동차 재협상)를 갖고 FTA를 개정하느냐,사이드 협상을 하느냐 등 별별 추측이 많은데 이는 한ㆍ미관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절차상 세계 모든 나라가 미국과 FTA를 할 때 자국에서 관련법을 통과시킨 뒤 미국과 협의한다"며 "때문에 한국에서도 여야가 공개적이 아니라 은밀한 협력을 통해 먼저 절차를 밟아가야 좋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한ㆍ미FTA는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대등한 것이어서 한국만 매달릴 입장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대통령은 한ㆍ미FTA 비준동의를 비롯 수도권 규제완화와 재정지출 확대 등 정부 정책이 야당의 반발로 진전되지 못하고 있는 것과 관련,"대통령 노릇을 못해먹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내가 워낙 평생 못해먹겠다고 할 정도의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라면서 "어렵고 힘든 때일수록 상대를 이해시키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조만간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3% 아래로 발표할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경정예산,재정지출 확대 등을 여ㆍ야 협력을 통해 통과시키도록 끈질기게 설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오바마 차기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직접 만나는 것도 좋은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북이 대화하면 우리가 소외된다는 통미봉남(通美封南)식 시각은 국내 정치적인 시각일 뿐"이라며 "미국의 전략을 이해한다면 그런 얘기가 안 나온다"고 말했다.
또 "현재 한ㆍ미관계는 완벽하다"면서 "오바마 당선인의 기본 철학은 김 위원장과 직접 만나든 어떻든 사전에 한국과 철저히 협의하겠다는 것"이라며 "지난번 당선 후 전화통화에서도 본인이 먼저 북핵 해결과정에서 철저한 한ㆍ미 간 공조와 협력을 하겠다고 분명히 전제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