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필요한 투자는 해야"...구자홍 LS그룹 회장, 산전 부산공장 기공식서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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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홍 LS그룹 회장이 경기불황에도 필요한 투자는 반드시 해야 한다는 '투자 적기론'을 들고 나왔다.
구 회장은 17일 부산 화전산업단지에서 열린 LS산전 초고압 변압기 및 스테인리스 대형 강관(후육관) 공장 기공식에서 기자와 만나 "경기가 어렵다고 투자적기를 놓쳐서는 안된다"며 "투자를 제때 해야 기업에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LS전선이 최근 미국 최대 전선회사인 수피어리어 에식스를 1조원에 인수하고 최근 LS엠트론이 대성전기공업을 인수한 것,LS산전이 1630억원을 투자해 부산에 공장을 세우는 것은 이 같은 철학에 기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LS그룹은 지난 7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뒤 공격적인 투자행보를 보여왔다. 지난해 3조1644억원의 매출을 올린 LS전선은 지난 8월 1조원을 들여 매출규모 3조1000억원에 달하는 수피어리어사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에는 LS전선의 기계사업을 독립시켜 세운 LS엠트론을 통해 자동차 전장부품 회사인 대성전기공업 지분을 690억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구 회장은 "M&A(인수·합병)는 잘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며 "내년부터는 전기자동차 부품 분야에서 LS전선과 LS산전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며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에 관심을 내비쳤다.
구 회장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시작된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로 내년도 경영환경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부분적으로 사업 기회는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내년은 전체적으로 현금흐름에 신경을 써야겠지만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을 대상으로도 M&A 기회를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공식에서 구 회장은 "LS가 부산에서 새로운 도전의 역사를 만든다"며 LS산전이 짓는 초고압 변압기와 스테인리스 대형 강관 공장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부산 화전산업단지에 마련한 공장 부지는 10만8000㎡(약 3만3000평) 규모로 LS산전은 1630억원을 투자해 내년 10월부터 연간 6000억원에 달하는 초고압 제품과 석유화학 플랜트에 들어가는 스테인리스 대형 강관 등을 생산,전체 생산량의 90%를 수출할 예정이다.
구자균 LS산전 사장은 "경기침체로 투자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며 "경기가 안좋다고 투자를 미루면 머지않아 찾아올 호황을 누릴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예정대로 투자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투자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입지조건이었다.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 내에 위치한 화전 산업단지는 부산 신항만과 6㎞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물류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부산광역시의 도움도 컸다. 인·허가 시간을 줄여 기공식까지 들어가는 시간을 당초 예정보다 2개월 앞당길 수 있었다. 조세 감면과 고용보조금 등의 지원까지 받을 수 있어 LS산전은 이번 공장 설립에 이어 2012년께 제2공장을 이곳에 짓기로 했다.
부산=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