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바뀌어 대형 할인마트에서 김장 김치를 사먹는 집이 늘었다지만 여전히 며느리,출가한 딸,이웃사촌을 불러들여 손맛 나는 김장을 담그는 가정이 많다. 품앗이로 며칠을 김장 담그다보면 주부들의 손에는 습진이,허리에는 요통이 찾아오기 십상이다.

◆주부습진=주로 비누나 세제 등의 자극을 받아 생긴다. 각질층이 두껍고 피부 수분함량이 적은 손바닥 부위에 많이 나타난다. 홍반이 생기고 건조해지면서 가려움증과 각질 등이 생긴다. 심한 경우엔 수포나 진물이 나고 만성화되면 피부가 두꺼워지고 갈라진다.

주부습진을 예방하려면 손에 보습제품을 바른 후 얇은 면장갑을 끼고 그 위에 고무장갑을 착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단 고무장갑의 안쪽과 면장갑은 항상 마른 상태를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물이 묻거나 땀에 젖은 것을 사용하게 되면 오히려 습진을 부추길 수 있다. 손에 땀이 많이 나는 사람은 면장갑을 끼기 전에 베이비파우더를 뿌리고 끼는 게 좋다. 면장갑은 약간 헐렁한 것이 낫다. 김장 후에는 손을 미지근한 물에서 저자극 비누로 깨끗하게 씻고 충분히 헹군 다음 핸드크림이나 바세린을 발라준다. 건조함이 심할 때는 보습제를 바른 뒤 비닐 랩으로 1시간 정도 손을 감싸 놓으면 보습 효과가 한층 나아진다. 손에 고춧가루가 묻어 맵고 화끈거릴 때에는 차가운 우유에 손을 담근다. 고추의 매운 성분인 캡사이신이 우유의 단백질에 의해 분리돼 씻겨 내려가기 때문에 증세가 금세 가신다. 우유로부터 보습 효과도 얻을 수 있어 1석2조다.

◆급성 디스크=소금물에 절인 배추는 한 포기당 2㎏이나 나간다. 김장은 무거운 재료를 나르는 작업이 많고 한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기 때문에 허리에 부담이 크다. 더구나 쌀쌀한 날씨 속에 움츠린 자세로 고된 노동을 이틀 정도 하고 나면 굳어있던 허리근육에 부하가 걸리면서 요추염좌나 급성 디스크까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김장 시작 전에는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뭉친 근육을 풀어준다. 1시간에 한 번씩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5분 동안 흔들어 주면 허리에 가는 충격을 줄일 수 있다. 한번에 무거운 짐을 들어올리는 행동은 삼가고 가급적 2명 이상이 무거운 물건을 함께 들어 허리의 부담을 최소화시키는 게 좋다. 짐을 들 때는 무릎을 굽히고 짐을 허리에 최대한 붙여 천천히 들어올려 허리에 전달되는 부담을 줄여야 한다. 따뜻한 옷차림으로 허리를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다. 두꺼운 외투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겹 입으면 찬바람이 허리에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장시간 쪼그려 앉는 자세는 관절에 나쁘다. 그래서 김장재료를 식탁 위에 올려 허리를 곧게 편 자세에서 김장을 담그는 게 좋다. 만약 바닥에서 일해야 한다면 등받이가 있는 의자나 벽에 등을 기대고 작업하는 게 바람직하다.

도움말=최광호 초이스피부과 원장,이동걸 인천나누리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