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자금악화…說說說에 위기증폭…주가 롤러코스터
회사측 "시장 너무 무섭다…자금수급 문제없어"

옛 대우 계열사 정상화의 선봉장 역할을 해냈던 대우자동차판매가 최근 자금 악화설에 휘말리며 곤욕을 치르고 있다. 대우자판 주가는 지난주 사흘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다 17일엔 다시 상한가로 반전되는 등 롤러코스터 시세를 연출하고 있다.

지난 3분기 기준으로 부채비율 139%,이익유보율 481%에 매분기 영업흑자를 지속해온 우량 기업이 시장으로부터 이처럼 냉대를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소문이 또 다른 소문을 낳으며 위기를 증폭시킨 전형적인 케이스로 보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선 한번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이면 아무리 건실한 기업이라도 버틸 수가 없다는 것이다.


초기대응 실패

지난 11일 오후 5시.금융권에 대우자판이 850억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1차 부도가 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뜬금없는 소식에 모두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사실로 판명났다.

서울 상암동 KGIT센터 시행사가 ABCP(자산담보부 어음) 방식으로 진행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금 850억원을 만기일인 이날까지 막지 못했고,지급보증을 선 대우자판으로 불똥이 튄 것이다. 대우자판은 보유현금을 투입,사태를 진정시켰지만 타격은 컸다.

문제가 된 PF사업장은 내년 5월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고,담보가치만 해도 대출금의 2배가량인 1600억원으로 평가됐다. 이 때문에 대우자판 자금팀은 ABCP 발행 주간사인 증권사에서 당연히 만기연장을 해줄 것으로 기대,적극적인 사전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자판 관계자는 "금융사들도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어야 했는데 안일하게 대응했다"고 시인했다.

악재는 겹쳐온다

대우자판의 유동성 위기설은 지급보증한 ABCP의 1차 부도 이후 불이 붙었고 초기 진화에 실패하면서 시장 우려가 커졌다. 대우자판 관계자는 "건설부문 사업비중이 17%에 불과하고 월 1만여대의 자동차 판매를 통해 1200억원이 넘는 현금흐름을 가져올 수 있어 유동성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적극 부각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지분관계가 전혀 없는 미국 GM의 부도 가능성과 GM대우의 조업중단이라는 예상치 못한 악재가 겹쳤다. 자동차 판매가 줄더라도 재고비용 감소로 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뿐더러 GM 부도설과 대우자판이 무관하다는 적극적인 해명도 이뤄지지 않았다.

위기는 넘겼지만

대우자판은 ABCP를 포함,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3500억원의 채무상환 계획을 이미 마련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부적으론 "부정적 여론 등을 고려할 때 건설대주단 협약에 가입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인천 송도신도시내 28만평 부지 가운데 테마파크 건설 예정지 15만평을 제외한 13만평이 조만간 주거·상업지구로 용도변경될 가능성도 큰 것으로 대우자판은 보고 있다.

미국 파라마운트사와의 테마파크 설립 사업도 내달 3일 착공식과 함께 본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다만 금융계에서는 경기침체로 인한 자동차 수요 하락은 GM대우 내수차 판매 대행 및 수입차 딜러 사업 등 주력 사업부문의 수익성 제고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대우자판 측은 "내부 점검을 통해 시장과의 교감을 높이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중"이라며 "금융권도 과민한 반응을 자제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우자판 주가는 이날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의 전략적 지분 취득 소식에 상한가를 보이며 6930원에 마감됐다.

이심기/김수언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