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방미 첫날인 지난 14일(현지시간) 워싱턴 시내 모처에서 이재오 전 최고위원과 전격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미국에 2박3일간 머물렀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17일 "이 대통령이 비공개리에 이 전 최고위원을 만난 것으로 안다"며 "다만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두 사람의 만남 여부는 각종 국내 사정과 맞물려 초미의 관심사가 돼 왔고 여권 일각에서는 "현 시점에서 만남 자체가 오해를 낳을 수 있어 부적절하다"며 부정적 입장을 줄곧 피력해왔다.

그러나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누구보다도 신의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라며 "고생하고 있는 이 전 최고위원을 피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17일 미국을 떠나기 전 워싱턴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이재오 전 의원을 만났느냐'는 질문에 "국가적 수준을 말하고 있는데 사사로운 얘기를 꺼내느냐"며 사실상 즉답을 피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