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CEO] 잡아라! 글로벌 마켓 '텃밭' 기술로 신천지를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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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BizⓝCEO 기획특별판 입니다 >
열정으로 세계시장 공습…'强小 기업'의 도전
경제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여기저기서 "정말 힘들다"는 한숨 소리만 들린다. 이런 시기에 오히려 매출이 늘고 투자를 확대하는 소위 '잘 나가는' 기업들이 있다. 오랜 경기 침체로 내수시장이 가라앉았지만,수 년 전부터 텃밭을 다진 해외시장이 효자노릇을 하고 있는 것.
불황의 파고를 넘어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는 작지만 강한 기업들. 일찌감치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끊임없이 찾아 나선 것이 불황 극복의 비결이었다. 이들은 난다 긴다 하는 글로벌 기업들을 밀어내고 시장점유율을 차츰 높여가고 있다. 어떤 업종과 기업들이 불황에도 끄떡없는지,세계시장에 '기술한국'을 심는 작지만 강한 기업들의 사례를 소개한다.
유도실업(주)-원천기술이 亞시장 1위 비결
플라스틱 금형에 액체 원료를 주입하는 데 사용하는 '핫러너'(hot runner) 원천기술을 가진 유도실업㈜은 해외에서 성공신화를 일구고 있다. '핫러너'는 플라스틱 제품의 대량 생산을 위한 핵심 부품. 금형에 화학수지를 녹인 원료를 공급하는 통로(러너) 역할을 하는데 원료가 굳지 않고 금형에 골고루 퍼지도록 열선을 내장해 '핫러너'로 불린다.
유영희 유도실업 회장은 1980년대 초반 미국 잡지에 실린 핫러너 기술을 보고 독학으로 공부해 국내 최초로 이 기술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후 1987년부터 유럽,미국,일본,남아시아 등지에 제품을 수출하기 시작해 지금은 전 세계 70개국에 핫러너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아시아권에서는 일찌감치 1위 자리를 꿰찼고,해외 17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다.
유도실업의 연구개발비는 '무한대'다. 번 돈의 대부분은 생산설비와 연구개발에 투자한다는 원칙 때문이다. 이 회사의 모든 핫러너 제품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이 아닌 자체브랜드를 달고 수출되며,수출 가격도 국내가보다 30% 정도 더 비싸다.
삼보E&C(주)-글로벌 토목기술로 세계시장 누벼
토목공사 전문 업체인 삼보E&C㈜는 해외에서 수주몰이를 하며 한국의 토목기술 위상을 높이고 있다. 1990년대 후반 싱가포르 진출을 시작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하기 시작한 이 회사는 대만,홍콩,인도,베트남 등 아시아권 국가에서 특히 인지도가 높다. 동남아시장에서 삼보E&C㈜는 기초 토목 분야의 다국적 기업과 대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여세를 몰아 중동 각국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 회사 박호성 대표는 해외시장 개척과 기술수출에 대한 당위성을 강조한다. "우리는 세계최고 수준의 건설ㆍ토목기술이 있고 무엇보다 열정이 있습니다. 최근에 새로 진출한 중동시장에서의 입찰도 자신 있습니다. 이미 10년 넘게 해외 곳곳에서 현지인들과 살을 맞대고 함께 일한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해외진출은 1∼2년 만에 이뤄지는 게 아니라는 점을 새삼 일깨워주는 대목이지요. "세계 최고 수준의 장비를 보유하고 해외시장에서 거둔 이 회사의 성공은 국내 동종업계에서 벤치마킹 사례로 꼽히고 있다.
어보브반도체(주)-'기술'로 외화벌이 쏠쏠…R&D의 힘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ㆍMicro Controller Unit) 생산업체인 어보브반도체㈜도 해외시장에서 인지도를 탄탄하게 다지고 있는 중소기업이다. 매그나칩반도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분야에서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반도체 연구원들이 모여 2006년 2월 설립했다. 연구원들이 주축이 돼 설립된 기업답게 보유하고 있는 특허기술만 해도 130개가 넘으며,총 6개의 플래시메모리를 내장한 제품 라인을 갖고 있다.
플래시메모리를 설계할 수 있는 기술력과 MCU 개발 장비(MDS)를 독자적으로 보유한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278억원,당기순이익 24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매출 구조도 수출 지향형이다. 전체 매출액 가운데 90% 이상을 외화로 벌어들인다.
국내는 물론이고 중국,대만,유럽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으며 LG전자,대우일렉트로닉스,하이얼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마이크로칩스의 제품을 능가할 수 있는 신제품을 개발해 10년 안에 글로벌 'TOP 3'에 진입하겠다는 각오다. 이 회사는 최근 증권선물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코스닥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접수하고 제2의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비치지 않는 뒤안길에서 땀으로 기술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경제의 첨병. 총과 칼이 아니라 기업과 브랜드로 무장하고 국가 간 무한경쟁에서 '기업은 바로 국력(國力)'이라는 사실을 각인시키는 주인공들이다. '기업의 힘=국가의 미래'임이 재삼 강조되는 상황에서 '경제 4강 코리아'가 이들의 손에 의해 구호가 아닌 현실로 하나둘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
열정으로 세계시장 공습…'强小 기업'의 도전
경제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여기저기서 "정말 힘들다"는 한숨 소리만 들린다. 이런 시기에 오히려 매출이 늘고 투자를 확대하는 소위 '잘 나가는' 기업들이 있다. 오랜 경기 침체로 내수시장이 가라앉았지만,수 년 전부터 텃밭을 다진 해외시장이 효자노릇을 하고 있는 것.
불황의 파고를 넘어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는 작지만 강한 기업들. 일찌감치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끊임없이 찾아 나선 것이 불황 극복의 비결이었다. 이들은 난다 긴다 하는 글로벌 기업들을 밀어내고 시장점유율을 차츰 높여가고 있다. 어떤 업종과 기업들이 불황에도 끄떡없는지,세계시장에 '기술한국'을 심는 작지만 강한 기업들의 사례를 소개한다.
유도실업(주)-원천기술이 亞시장 1위 비결
플라스틱 금형에 액체 원료를 주입하는 데 사용하는 '핫러너'(hot runner) 원천기술을 가진 유도실업㈜은 해외에서 성공신화를 일구고 있다. '핫러너'는 플라스틱 제품의 대량 생산을 위한 핵심 부품. 금형에 화학수지를 녹인 원료를 공급하는 통로(러너) 역할을 하는데 원료가 굳지 않고 금형에 골고루 퍼지도록 열선을 내장해 '핫러너'로 불린다.
유영희 유도실업 회장은 1980년대 초반 미국 잡지에 실린 핫러너 기술을 보고 독학으로 공부해 국내 최초로 이 기술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후 1987년부터 유럽,미국,일본,남아시아 등지에 제품을 수출하기 시작해 지금은 전 세계 70개국에 핫러너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아시아권에서는 일찌감치 1위 자리를 꿰찼고,해외 17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다.
유도실업의 연구개발비는 '무한대'다. 번 돈의 대부분은 생산설비와 연구개발에 투자한다는 원칙 때문이다. 이 회사의 모든 핫러너 제품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이 아닌 자체브랜드를 달고 수출되며,수출 가격도 국내가보다 30% 정도 더 비싸다.
삼보E&C(주)-글로벌 토목기술로 세계시장 누벼
토목공사 전문 업체인 삼보E&C㈜는 해외에서 수주몰이를 하며 한국의 토목기술 위상을 높이고 있다. 1990년대 후반 싱가포르 진출을 시작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하기 시작한 이 회사는 대만,홍콩,인도,베트남 등 아시아권 국가에서 특히 인지도가 높다. 동남아시장에서 삼보E&C㈜는 기초 토목 분야의 다국적 기업과 대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여세를 몰아 중동 각국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 회사 박호성 대표는 해외시장 개척과 기술수출에 대한 당위성을 강조한다. "우리는 세계최고 수준의 건설ㆍ토목기술이 있고 무엇보다 열정이 있습니다. 최근에 새로 진출한 중동시장에서의 입찰도 자신 있습니다. 이미 10년 넘게 해외 곳곳에서 현지인들과 살을 맞대고 함께 일한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해외진출은 1∼2년 만에 이뤄지는 게 아니라는 점을 새삼 일깨워주는 대목이지요. "세계 최고 수준의 장비를 보유하고 해외시장에서 거둔 이 회사의 성공은 국내 동종업계에서 벤치마킹 사례로 꼽히고 있다.
어보브반도체(주)-'기술'로 외화벌이 쏠쏠…R&D의 힘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ㆍMicro Controller Unit) 생산업체인 어보브반도체㈜도 해외시장에서 인지도를 탄탄하게 다지고 있는 중소기업이다. 매그나칩반도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분야에서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반도체 연구원들이 모여 2006년 2월 설립했다. 연구원들이 주축이 돼 설립된 기업답게 보유하고 있는 특허기술만 해도 130개가 넘으며,총 6개의 플래시메모리를 내장한 제품 라인을 갖고 있다.
플래시메모리를 설계할 수 있는 기술력과 MCU 개발 장비(MDS)를 독자적으로 보유한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278억원,당기순이익 24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매출 구조도 수출 지향형이다. 전체 매출액 가운데 90% 이상을 외화로 벌어들인다.
국내는 물론이고 중국,대만,유럽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으며 LG전자,대우일렉트로닉스,하이얼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마이크로칩스의 제품을 능가할 수 있는 신제품을 개발해 10년 안에 글로벌 'TOP 3'에 진입하겠다는 각오다. 이 회사는 최근 증권선물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코스닥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접수하고 제2의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비치지 않는 뒤안길에서 땀으로 기술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경제의 첨병. 총과 칼이 아니라 기업과 브랜드로 무장하고 국가 간 무한경쟁에서 '기업은 바로 국력(國力)'이라는 사실을 각인시키는 주인공들이다. '기업의 힘=국가의 미래'임이 재삼 강조되는 상황에서 '경제 4강 코리아'가 이들의 손에 의해 구호가 아닌 현실로 하나둘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