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선물 뒤꽁무니만 쫒아다니고 있다.

미국 증시 하락에 1050선에서 출발한 현물 지수는 지수선물의 상승 반전에 1075까지 하락폭을 줄였으나, 외국인 매도 증가와 개인 매수 축소로 선물이 다시 떨어지자 다시 낙폭이 커지고 있다.

현물 시장이 이처럼 선물 의존도가 높아진 이유는 수급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심상범 연구원은 "차익 프로그램 매수가 아니면 상승 견인 세력이 없다"며 "물론 개인이 있지만 시가 총액 상위종목들 보다는 작은 종목을 매매하므로 정성적인 영향력은 낮으며, 매도를 보이고 있는 외국인은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팔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차익 프로그램 매수는 지수 횡보 혹은 반등, 차익 프로그램 매도는 지수 반락의 등식이 성립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현재도 선물의 오르내림에 따른 프로그램 차익 매도 규모에 따라 현물 하락폭이 달라지는 형국이다.

최근 증시의 일별 변동폭이 낮아졌다고들 하지만, 뒤집어 말하면 이제부터 지루한 장세가 펼쳐질 것을 대비하라는 의미인 것 같다.

기관과 외국인 등 큰 손 고객들이 시장으로 돌아오지 않는 한 수급상황이 크게 호전되기 힘들고, 악재들이 상당기간 나아질 기미를 안보이는데다 그나마 있던 정책 재료들도 바닥나고 있기 때문이다. 주도주가 나타나기 힘든 상황이어서 당분간 순환매 장세를 각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 류용석 연구원은 "GM 구제안 마련 여부를 제외하고 전주말 G20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칠만한 정책적 이벤트 공백기에 진입한다"며 "시장의 관심은 10월 산업생산, 주택착공 등 실물경제 침체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매크로 지표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돼 증시 반전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교보증권은 "건설사 구조조정 지연에 따른 불확실성 증폭과 경기침체 문제 재부각, 환율 상승압력 등의 문제들이 연쇄적으로 PF를 비롯한 기업 대출과 금융기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아직 보수적인 시장에 비중을 둬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