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소형 상장사 개인 대주주들의 지분이 잇따라 반대매매로 처분되는 가운데 외국계 투자사로부터 자금을 끌어들인 코스닥 상장사가 사채를 상환하지 못해, 보유지분이 넘어가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상장사의 경우 자금 조달 수단이 개인보다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사례가 발생했다는 것은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신용경색이 더욱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국계 자산운용사인 크레인 파트너스(Crane Partners, LLC)는 특별관계자인 비시스 캐피탈(Vicis Capital, LLC)가 운용하는 비시스 캐피탈 마스터 펀드(Vicis Capital Master Fund)가 오페스 주식 298만1366주(26.2%)에 대한 담보주식 처분권을 보유하게 됐다고 밝혔다.

오페스의 최대주주인 포이보스는 크레인 파트너스와 지난 2006년 12월 사채계약 및 지난 6월 권리포기 및 담보 계약(Waiver and Pledge Agreement)을 체결했다.

크레인파트너스측은 "포이보스의 채무불이행 사유가 발생함에 따라 지난 10일 포이보스에 대한 채무 불이행을 통지했다"며 이에 따라 보고의무 대상 주식에 대한 의결권행사 권한을 위임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어울림정보기술의 대주주인 코스닥 상장사 넷시큐어테크놀러지도 보유지분 상당수가 반대매매로 처분됐다.

넷시큐어테크와 특별관계자들은 보유중이던 어울림정보기술 주식 644만2137주(26.74%)를 장내외에서 매각했다고 지난 14일 금감원에 신고했다. 이중 447만8529주(18.59%)를 대부업체인 이터너티인베스트먼트와 특별관계자들이 장외에서 인수한 후 장내에서 처분했다. 이에 따라 넷시큐어측 보유지분은 46.30%에서 19.56%로 크게 감소했다.

어울림정보의 대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어울림 네트웍스 지분도 이터너티인베스트를 통해 반대매매로 처분됐다. 이터너티인베스트는 어울림 네트 주식 538만1066주(11.55%)를 넷시큐어테크, 어울림에이치큐, 어울림인베스트 등으로부터 장외에서 매수한 후 장내에서 처분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개인 대주주들과 달리 최대주주가 상장사인 경우 금융권 대출외에도 증시를 통한 직접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 채무 상환에 나설 수도 있지만 최근 글로벌 신용경색 여파로 자금조달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지분이 넘어가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개인 최대주주의 지분이 주가급락에 따른 반대매매로 처분되면서 경영권이 불안하게 되는 경우도 이어지고 있다.

지엔텍홀딩스의 최대주주인 정봉규 회장의 지분 중 317만4000주(20.89%)가 반대매매돼, 보유지분이 기존 38.87%에서 17.98%로 줄었다. 쿨투의 이응배 대표 지분도 담보권자의 반대매매 실행으로 올초 130만주가 처분된 데 이어 최근 77만2990주가 추가로 처분됐다. 이에 따라 보유지분도 올초 16.89%에서 최근 2.55%로 급감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