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스카치블루'를 생산하는 롯데칠성음료가 18일 소주와 알코올 도수가 같은 19.5도짜리 증류주 '천인지오'를 내놔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칠성이 2001년 '한송이'라는 소주 시제품을 내놓은 적이 있어,향후 소주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롯데칠성의 '천인지오'는 알코올 도수와 광고 컨셉트 등에서 기존 소주를 겨냥한 인상을 짙게 풍긴다. 우선 알코올 도수가 진로 '참이슬'과 'J',두산의 '처음처럼'과 같고 용량도 350㎖(일반소주 360㎖)로 엇비슷하다. 또 영화배우 김혜수를 모델로 쓴 광고 카피도 '지겹다 소주,즐겁다 오주''어제는 소주,오늘은 오주' 등으로 소주시장을 타깃으로 삼고 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롯데칠성 측은 '천인지오'가 희석식 소주가 아닌 일반 증류주인 만큼 '신제품 출시=소주시장 진출'은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고 주장한다. 성기승 롯데칠성 홍보팀장은 "희석식 소주 면허가 없어 일반 소주 제품을 만들 수 없다"며 "일본식 선술집에서 인기를 끄는 사케나 '화요''안동소주' 등과 같은 프리미엄 소주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출고가도 2475원으로 소주(820원)보다 세 배나 비싸 경쟁 대상이 아니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소주업계에서는 당장 소주시장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다고 보면서도 롯데 측의 의도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한 소주업체 관계자는 "출고가가 소주의 세 배여서 당장 소주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보긴 어렵지만 롯데가 예전에 소주 시제품을 냈고 주류사업 확대에 관심이 많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성민/김진수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