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먼 래틀 "소외계층에 위안되는 음악 하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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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래틀, 20~21일 예술의전당서 공연
18일 서울 메리어트 호텔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베를린 필하모닉의 지휘자 사이먼 래틀 경(53)은 마에스트로라기보다는 자유분방한 아티스트의 모습이었다.
미국 가수 밥 딜런에 대한 애정의 표시로 퍼머한 곱슬머리에 편안한 캐주얼 차림으로 나타난 그는 "비행기에서 내린 지 얼마 안돼 정신이 몽롱하지만 이 나라를 다시 찾아서 기쁘다"고 말했다.
그가 이끄는 베를린필은 1984년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지휘로 한국 초연 무대를 가진 데 이어 3번째 내한공연을 갖는다. 20~21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브람스의 교향곡 전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첫날 브람스 교향곡 1,2번을 들려주고 다음 날 3,4번을 선사한다.
그는 오랜만에 정통 독일 레퍼토리인 브람스 교향곡을 선택한 것과 관련해 "베를린필에 온 지 6년이 됐는데 이제는 다시 전통 교향곡으로 돌아가도 될 만큼 현대음악을 많이 연주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베를린필의 브람스 음악은 이전에도 신선했다"며 "이제 새로운 접근법으로 색다른 시도를 하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를린필은 이번 공연의 오전 리허설을 불우한 환경에서 음악을 공부하는 청소년들에게 개방하기로 했다. 마리아수녀회의 아동복지시설인 '부산소년의집' 관현악단을 비롯해 하루 400명의 청소년 음악도를 초청해 무대 리허설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한 것.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 순회공연 도중 리허설을 일반에 개방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이번 행사는 "비싼 티켓 가격 때문에 음악회에 못 오는 청소년을 위해 리허설을 무료로 개방하고 싶다"는 래틀 경의 제안에 따라 이뤄졌다.
"우리는 젊은층뿐 아니라 노년층,수감자 등 사회적 약자에게도 음악을 전달하려 합니다. 운 좋게 부유한 사람만 클래식을 듣는 게 아니라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 그들의 삶에 영향을 줘야 합니다. "
그가 '베를린필의 미래''오케스트라와의 만남' 등 맞춤형 음악회를 기획해 히트 친 것도 클래식 대중화에 대한 철학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는 보수적인 베를린필의 변신과 관련해 "단원들이 강한 개성을 갖고 있어 충돌도 있지만 결국은 음악적 신념이 같다는 결론에 다다를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단원들과의 갈등이 있어도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우리는 한 팀이라는 생각으로 조화를 이룬다"며 "오케스트라는 권력투쟁이 아니라 음악에 대한 신념으로 묶인다는 것을 늘 강조한다"고 얘기했다.
"지휘자나 단원이 서로의 말을 경청하면서 대화로 풀어가는데 브람스 곡 해석에 있어서도 이상적이고 절대적인 답은 있을 수 없으니 단원들의 생각을 모아 공유하는 것이라 할 수 있지요. "
그는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궁합은 5~10년이 지나봐야 안다고 하니 아직 3~4년은 더 지켜본 다음에 다시 평가를 내려달라"고 덧붙였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미국 가수 밥 딜런에 대한 애정의 표시로 퍼머한 곱슬머리에 편안한 캐주얼 차림으로 나타난 그는 "비행기에서 내린 지 얼마 안돼 정신이 몽롱하지만 이 나라를 다시 찾아서 기쁘다"고 말했다.
그가 이끄는 베를린필은 1984년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지휘로 한국 초연 무대를 가진 데 이어 3번째 내한공연을 갖는다. 20~21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브람스의 교향곡 전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첫날 브람스 교향곡 1,2번을 들려주고 다음 날 3,4번을 선사한다.
그는 오랜만에 정통 독일 레퍼토리인 브람스 교향곡을 선택한 것과 관련해 "베를린필에 온 지 6년이 됐는데 이제는 다시 전통 교향곡으로 돌아가도 될 만큼 현대음악을 많이 연주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베를린필의 브람스 음악은 이전에도 신선했다"며 "이제 새로운 접근법으로 색다른 시도를 하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를린필은 이번 공연의 오전 리허설을 불우한 환경에서 음악을 공부하는 청소년들에게 개방하기로 했다. 마리아수녀회의 아동복지시설인 '부산소년의집' 관현악단을 비롯해 하루 400명의 청소년 음악도를 초청해 무대 리허설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한 것.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 순회공연 도중 리허설을 일반에 개방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이번 행사는 "비싼 티켓 가격 때문에 음악회에 못 오는 청소년을 위해 리허설을 무료로 개방하고 싶다"는 래틀 경의 제안에 따라 이뤄졌다.
"우리는 젊은층뿐 아니라 노년층,수감자 등 사회적 약자에게도 음악을 전달하려 합니다. 운 좋게 부유한 사람만 클래식을 듣는 게 아니라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 그들의 삶에 영향을 줘야 합니다. "
그가 '베를린필의 미래''오케스트라와의 만남' 등 맞춤형 음악회를 기획해 히트 친 것도 클래식 대중화에 대한 철학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는 보수적인 베를린필의 변신과 관련해 "단원들이 강한 개성을 갖고 있어 충돌도 있지만 결국은 음악적 신념이 같다는 결론에 다다를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단원들과의 갈등이 있어도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우리는 한 팀이라는 생각으로 조화를 이룬다"며 "오케스트라는 권력투쟁이 아니라 음악에 대한 신념으로 묶인다는 것을 늘 강조한다"고 얘기했다.
"지휘자나 단원이 서로의 말을 경청하면서 대화로 풀어가는데 브람스 곡 해석에 있어서도 이상적이고 절대적인 답은 있을 수 없으니 단원들의 생각을 모아 공유하는 것이라 할 수 있지요. "
그는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궁합은 5~10년이 지나봐야 안다고 하니 아직 3~4년은 더 지켜본 다음에 다시 평가를 내려달라"고 덧붙였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