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연말 매도 지속 … 기관도 '돈 말라'

개인투자자들이 나흘째 나홀로 순매수를 보이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연기금도 매수에 가세하고 있지만, 매수 규모가 많지 않아 개인 '사자'만으론 수급 안정에 역부족이어서 불안한 장세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18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62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로써 지난 13일부터 4일 연속으로 총 1조324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동반 매도에 치중하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엿새째 총 1조494억원의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고 기관도 나흘 연속 4925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그나마 연기금이 이달 4일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순매수를 보이며 지수를 힘겹게 뒷받침하는 양상이다. 그렇지만 이날 연기금 매수 규모는 99억원에 그쳤다.

이처럼 개인이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을 힘겹게 받아내는 양상이 지속되면서 코스피지수는 1050선 안팎의 좁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엿새째 하락하며 42.16포인트(3.91%) 떨어진 1036.16에 장을 마쳤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하는 상황에서 개인이 주가가 많이 빠졌다는데 이끌려 저가매수에 집중하고 있지만 개인 매수만으론 수급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연말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려 매도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고,기관 역시 펀드 환매 등으로 돈줄이 말라 매수 여력이 줄어들고 있어 당분간 개인의 나홀로 순매수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개인은 나흘간의 순매수 기간 동안 철강 조선 등 중국 관련주와 IT(정보기술)주를 집중 사들인 것으로 분석됐다. 포스코가 173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제철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도 상위권에 들었다. IT주로는 삼성전자 LG전자 하이닉스 등이 순매수 상위 2∼4위를 차지했고,삼성SDI삼성전기도 15위권에 들었다.
중국 관련주에서 IT주로 매수 타깃이 이동하는 조짐도 보인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개인들이 대표적인 낙폭과대주로 꼽히는 중국 관련주의 단기 반등을 노린 뒤 원·달러 환율의 상승에 따른 '환율효과'에 주목해 IT주로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