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인제약은 연간 약 2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정신신경계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중견 제약사다. 우울증 치매 불면증 등 정신과 부문의 전문 치료제로 정평이 나 있다. 정신신경계 약품은 고령화 진전으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반면 진입장벽이 높은 부문이어서 환인제약의 장기 전망은 밝다는 평가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 기준으로 이자보상배율이 1만3937배에 이를 정도로 탁월한 부채상환 능력을 보유한 내실 있는 기업이다.

올 하반기를 거치면서 환인제약은 정신신경계를 주축으로 신제품을 활발하게 선보이고 있다. 덕분에 향후 3년간 연평균 17% 이상의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는 지적이다. 지난 7~8월에 정신분열증 치료제 '쿠에타핀'과 진통제 '트라마콘티'를 내놓은 데 이어 내년에는 치매 골다공증 전립선비대증 등의 치료제를 연이어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주력 제품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매출 상위 약품의 실적 기여도가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올 3분기의 경우 이 회사의 매출 상위 15개 품목의 판매액은 1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7%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매출 중 15대 품목의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3분기 62.9%에서 올 3분기에는 72.3%로 올라섰다. 회사의 주력 품목 집중도가 높아지면서 경쟁력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는 평가다.

3분기 환인제약의 매출은 2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4% 증가했다. 우울증 치료제인 '렉사프로'와 '폭세틴'은 전년에 비해 30% 이상 늘었고 불면증 치료제 '졸피람'도 22% 증가했다. 특히 위궤양 치료제와 기억장애 치료제는 업계 내 주요 경쟁 제품들이 보험 적용 대상에 빠진 데 따른 반사이익으로 매출이 1년 새 2배 이상 증가하는 호황을 누렸다.

반면 환율 상승에 따른 원재료 수입 비용 증가와 연구소 증설 이전에 들어가는 비용 등은 올해 4분기까지 실적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윤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원가 상승 부담으로 3분기 영업이익률이 전년 동기보다 7.7%포인트 떨어진 13.6%로 하락했다"며 "제네릭(복제약) 위주로 신제품이 늘면서 내년에는 점진적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