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은 높은 현금 보유 비중으로 주목받는 기업이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3142억원에 단기 금융상품 1조3877억원을 더한 순현금은 1조7019억원에 달한다.

주가가 바닥을 친 지난달 말에는 시가총액이 1조3800억원까지 떨어져 회사가 보유한 순현금보다 적은 수준에서 맴돌기도 했다.

이후 순현금 수준에 불과한 시가총액이 주목을 받으며 수직 상승해 6만원대로 주저앉았던 주가는 지난 14일 13만2000원으로 마감하는 등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싸다는 분석이 많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분기에도 15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고려한다면 올해 말 기준 순현금은 2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며 "5.9%로 예상되는 배당수익률 등을 고려하면 지금은 저점 매수 기회"라고 강조했다.

조선업황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며 주가가 1년 전에 비해 반토막 수준으로 빠졌지만,2012년까지 수주 잔량을 확보하고 있어 단기간의 업황 부진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히려 시장 지배력이 커지며 생존자 효과가 기대되는 데다 원재료인 후판가격이 떨어진다면 현대미포조선에는 불리하지 않은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 센터장은 "벌크 중고 선가 하락이 빚은 수주 취소 사태와 금융위기에 따른 수주 급감은 잠재적인 경쟁 업체로 부상하던 중국과 우리나라 신설 업체들의 구조조정을 앞당길 것"이라며 "조선업체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등 향후에도 중국 업체에 비해 경쟁력이 더 높아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6%,57.2% 늘어난 9288억원,1451억원으로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재원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업계 평균적으로 2%포인트가량 영업이익률이 떨어진 것을 고려하면 현대미포조선의 이 같은 실적 흐름은 탁월한 수준"이라며 "업종 내 가장 저평가된 주식"이라고 진단했다.

증권사들이 이달 들어 내놓은 목표주가는 14만(유진투자)∼34만8000원(동부) 수준이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