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생존의 키워드] SK ‥ 유망사업 분리 자회사에 활력 생명과학 등 新성장사업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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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변화에 직면한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계열사 CEO 세미나에서 도전을 통한 그룹 전체의 변화를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전 세계 금융.산업계의 재편이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려면 사업부문 및 조직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최 회장의 판단이다. SK는 전 세계 실물경기 위축이 국내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계열사별로 국내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사업 진출이나 회사 분할.분사 등 사업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작업에 힘쏟고 있다.
◆쪼개고 또 쪼개라
SK 계열사들은 주요 유망 사업을 자회사에 양도하는 형태로 자회사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유.무선 연동음악 서비스 멜론을 5년 만에 자회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에 양도했다. 온라인 쇼핑몰인 11번가의 사업 분리도 당초보다 앞당겨 추진 중이다.
SK에너지는 내비게이션 등에서 교통.위치정보를 제공하는 텔레매틱스 사업을 SK마케팅앤컴퍼니에 넘길 예정이다. SK마케팅앤컴퍼니는 텔레매틱스 사업을 넘겨받아 기존 서비스 이외에도 지도검색과 상업광고 등 새로운 사업모델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룹 관계자는 "그룹 내 유망 사업에 대한 사업분리 작업은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한 발 빠른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어 급변하는 시장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명과학 등 신규사업 진출
지주회사인 SK㈜는 생명과학(라이프 사이언스) 사업 부문을 분리시키고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SK㈜는 생명과학 분야를 신 성장축으로 만들기 위해 신약개발사업과 CMS(의약중간체) 사업을 핵심 포트폴리오로 육성하고 있다. 신약개발사업의 경우 1993년 이후 중추신경계 분야의 혁신적 신약 후보물질을 다수 개발해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시험 승인을 받아 활발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SK㈜는 한국 미국 중국에 각각 연구소를 두고 중추신경계 신약개발을 진행하며 매년 1개 이상의 임상시험 승인 물질을 선보이고 있다.
SK㈜는 최근 독자 개발한 간질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에 대해 FDA에 판매 승인을 신청했다. 회사 측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미국 내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간질치료제의 국제시장 규모가 연간 40억달러에 달하고 있다"며 "카리스바메이트 판매액의 일정 부분에 대해 해외 판매업체인 존슨앤드존슨으로부터 로열티를 받기로 한 만큼 미래의 안정적인 현금 창출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기할 사업은 과감히 정리
SKC는 올해 4월 폴리이미드(PI) 필름 사업부를 분리,코오롱과 50 대 50 지분비율로 합작사를 설립했다. 합작사 설립을 통해 사업리스크를 줄이고 양사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게 회사 측 방침이다. SKC는 외환위기 이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벌여왔다. 2002년 공급과잉으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된 CD사업을 철수했고,2005년에는 비디오테이프 사업부를 분사했다. 2006년에는 수익성 확보가 불확실한 휴대폰 사업을 과감히 정리했다. 이와 반대로 핵심사업은 지속적으로 키워왔다. 기존 PO(프로필렌 옥사이드)공장을 18만t 에서 28만t 생산규모로 증설 중이다.
SKC 관계자는 "장기불황에 대비하고 잠재적인 성장 가능성을 이끌어내기 위해 끊임없는 사업 구조조정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