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립 <중소기업청 소상공인정책국장>

얼마 전 방문한 한 회사 사장의 얘기가 귓가에 맴돈다. 이 회사 사장은 사업초기 자금 부족으로 인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협업을 생각했는데,지금은 매출액이 협업 전보다 2배 정도 늘어 앞으로 파트너사와 협업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처럼 최근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중소기업 하나하나가 '강점'을 한데 모아 '작품'을 만드는 협업 성공사례가 산업현장에서 늘어가고 있다.

'2008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세계경제의 10대 화두로 제시되기도 한 '협업'은 글로벌 시대에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새로운 아이콘으로 주목 받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들은 각자 잘 하는 분야에 집중하고, 부족한 부분은 파트너사와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서로 네트워크를 구축,하나의 사업체처럼 경영활동을 하는 협업을 통해 신제품 개발,공동마케팅 등 최적의 투자로 위험을 분산시켜야만 치열한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이웃나라 일본은 중소기업간 협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2005년 '중소기업신사업활동촉진법'을 제정해 중소기업이 새로운 활로를 개척해 나가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0년 중반부터 민간 자율적인 협업컨소시엄이 구성돼 운영되고 있지만 활동은 미약한 상황이다.

하지만 2005년 실시한 중소기업연구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의 60% 이상이 실제 직ㆍ간접적으로 기업간 협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처럼 국내외에서 협업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어,정부는 지난 1월 정보화ㆍ컨설팅ㆍ자금ㆍ기술개발 등에 대한 법률적 지원근거를 마련하고 시범사업을 거쳐 올해부터 본격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청은 '중소기업간 협업사업'을 활성화해 가면서,중소기업지원정책을 개별기업에서 컨소시엄 중심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하고,타 부처 지원시책과 연계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협업체제가 작은 중소기업들이 서로 뭉쳐 경쟁력을 확보하는 새로운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