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운동의 메카인 울산에서 민주노총을 이끌어온 하부영 민노총 울산본부장이 최근 옥중에서 민노총의 자성과 변화를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한·미 FTA 저지 투쟁 등 불법파업을 한 혐의로 최근 법정구속된 그는 월간 '노동사회' 11월호에 '지금 노동운동 활동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란 기고문을 통해 "민노총과 현장 활동가들이 기득권을 버리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변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현장 활동가들이 정파 간 대립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내부 정치용 총파업을 벌이고 있다"면서 "검증되거나 확인되지 못한 주장이나 조직의 준비 상태와는 전혀 별개인 '뻥 파업'의 남발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본부장은 "민주노총 80만 조합원 중 총파업 참여가 가능한 현장조직은 23만여명에 불과하다"면서 "이제 민노총도 이런 현실을 인식하고 총파업을 노동현장에 먼저 제안하는 일은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현장활동가들의 정치세력화는 개인의 출세 도구로 비쳐지는 근본적인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들이 기득권과 자리다툼을 던지고 현장 속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노동운동의 희망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 본부장은 현행 산별노조도 권력과 재정이 중앙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면서 앞으로는 현장에 뿌리를 둔 한국형 산별노조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중앙교섭에만 목을 맬 것이 아니라 지역과 업종 기업 등의 여러 형태를 인정하며 그 특성을 살려가는 한국형 산별노조 이행 전략이 더없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 본부장은 지난해 6월 울산상공회의소에 난입해 '현대차노조의 정치 파업'에 반대해온 시민사회단체의 기물 등을 파손하는 등 울산의 강성노동운동에 적잖은 영향을 미쳐온 현장 노동운동가로 잘 알려져 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