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 中小 해운업체 '도미노 침몰'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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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위권 해운사 '파크로드' 디폴트 충격
국내 20위권 중견 해운업체인 파크로드가 디폴트(채무 불이행) 상태에 빠져 충격을 주고 있다. 세계 실물경기 침체와 국제무역 위축으로 직격탄을 맞은 중소 해운업체들의 도산 위기가 현실화하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위권 해운선사 침몰
19일 해운업계 및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중견 해운사인 파크로드가 이달 초부터 영업을 전면 중단한 데 이어 최근 디폴트 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파크로드는 지난달 말 해외 선주인 A사로부터 들여온 용선용 선박 10척에 대한 모든 권리를 포기하기로 합의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모든 선박 영업을 중단했으며 이번 주부터 금융권 등과 채권 및 채무 관계를 정리하기 위한 협의를 시작했다"며 사실상 도산 상태임을 인정했다.
파크로드는 벌크선을 비롯해 모두 8척의 사선을 보유하고 있으며 30~40척의 용선을 통해 지난해 매출 3000억원을 올린 중견 해운회사다. 충남 천안에 본사를 두고 싱가포르 법인을 통해 벌크선 사업을 벌여왔다. 이 회사의 유동성 위기는 지난 7월께 수십 척의 파나막스급(파나마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6만~7만t급 선박) 벌크선을 용선하면서 시작됐다. 해운 시장 호황을 예상해 용선 규모를 늘렸지만 불과 1~2개월 만에 벌크선 시황을 나타내는 운임지수(BDI)가 최고점 대비 90% 이상 폭락하면서 선박 운용 자체가 불가능해진 것이다.
◆중소 해운업계 도산 비상
파크로드가 도산 상태에 빠지면서 이 회사로부터 선박을 재용선해 영업을 해온 3~4개 중소 해운업체들의 연쇄 도산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파크로드는 용선 선박 중 20여척 이상을 이들 중소 해운업체들에 재용선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에서는 중견 해운선사인 K사 등 몇몇 해운업체들도 심각한 자금난으로 인해 디폴트 상태에 직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중소 해운업체 2개는 최근 국토부에 해운업 사업자 등록까지 반납했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중소 해운업체들은 어음 발행을 하지 않기 때문에 '부도'라는 형식을 통해 도산 상황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구조가 아니다"며 "현재 국토해양부에 등록된 177개 해운업체(외항 해운업체 기준) 중 사실상 디폴트 상태에 직면한 기업만 10~20여개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최악의 시황…"대책 시급"
중소 해운업체들이 궁지에 몰린 것은 세계 실물경기 침체에 중국 철강사와 브라질 철광석업체 간 가격 교섭 난항에 따른 철광석 운반선 운항 지연까지 가세,국제 물동량이 대폭 줄어든 탓이 크다. 해운시황을 나타내는 BDI는 지난 5월 올해 최고점인 1만1793을 기록한 이후 추락을 거듭,지난 18일 현재 865로 떨어졌다.
특히 3만~17만t급 중소형 벌크선을 5~10척 정도 운용하고 있는 중소 해운업체들 대부분은 올 상반기에 해운 시장 호황을 예상,선박을 추가로 구입하거나 용선 규모를 늘린 후유증으로 심각한 자금난에 빠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대형 해운사들은 그동안 벌어 놓은 자금으로 유동성 압박을 견딜 수 있지만,중소 해운업체들은 워낙 가파르게 BDI가 떨어지면서 선박 운용에 대한 수지타산을 맞추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은행 등 금융권과 함께 중소 해운업체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김동민/안재석/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국내 20위권 중견 해운업체인 파크로드가 디폴트(채무 불이행) 상태에 빠져 충격을 주고 있다. 세계 실물경기 침체와 국제무역 위축으로 직격탄을 맞은 중소 해운업체들의 도산 위기가 현실화하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위권 해운선사 침몰
19일 해운업계 및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중견 해운사인 파크로드가 이달 초부터 영업을 전면 중단한 데 이어 최근 디폴트 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파크로드는 지난달 말 해외 선주인 A사로부터 들여온 용선용 선박 10척에 대한 모든 권리를 포기하기로 합의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모든 선박 영업을 중단했으며 이번 주부터 금융권 등과 채권 및 채무 관계를 정리하기 위한 협의를 시작했다"며 사실상 도산 상태임을 인정했다.
파크로드는 벌크선을 비롯해 모두 8척의 사선을 보유하고 있으며 30~40척의 용선을 통해 지난해 매출 3000억원을 올린 중견 해운회사다. 충남 천안에 본사를 두고 싱가포르 법인을 통해 벌크선 사업을 벌여왔다. 이 회사의 유동성 위기는 지난 7월께 수십 척의 파나막스급(파나마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6만~7만t급 선박) 벌크선을 용선하면서 시작됐다. 해운 시장 호황을 예상해 용선 규모를 늘렸지만 불과 1~2개월 만에 벌크선 시황을 나타내는 운임지수(BDI)가 최고점 대비 90% 이상 폭락하면서 선박 운용 자체가 불가능해진 것이다.
◆중소 해운업계 도산 비상
파크로드가 도산 상태에 빠지면서 이 회사로부터 선박을 재용선해 영업을 해온 3~4개 중소 해운업체들의 연쇄 도산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파크로드는 용선 선박 중 20여척 이상을 이들 중소 해운업체들에 재용선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에서는 중견 해운선사인 K사 등 몇몇 해운업체들도 심각한 자금난으로 인해 디폴트 상태에 직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중소 해운업체 2개는 최근 국토부에 해운업 사업자 등록까지 반납했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중소 해운업체들은 어음 발행을 하지 않기 때문에 '부도'라는 형식을 통해 도산 상황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구조가 아니다"며 "현재 국토해양부에 등록된 177개 해운업체(외항 해운업체 기준) 중 사실상 디폴트 상태에 직면한 기업만 10~20여개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최악의 시황…"대책 시급"
중소 해운업체들이 궁지에 몰린 것은 세계 실물경기 침체에 중국 철강사와 브라질 철광석업체 간 가격 교섭 난항에 따른 철광석 운반선 운항 지연까지 가세,국제 물동량이 대폭 줄어든 탓이 크다. 해운시황을 나타내는 BDI는 지난 5월 올해 최고점인 1만1793을 기록한 이후 추락을 거듭,지난 18일 현재 865로 떨어졌다.
특히 3만~17만t급 중소형 벌크선을 5~10척 정도 운용하고 있는 중소 해운업체들 대부분은 올 상반기에 해운 시장 호황을 예상,선박을 추가로 구입하거나 용선 규모를 늘린 후유증으로 심각한 자금난에 빠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대형 해운사들은 그동안 벌어 놓은 자금으로 유동성 압박을 견딜 수 있지만,중소 해운업체들은 워낙 가파르게 BDI가 떨어지면서 선박 운용에 대한 수지타산을 맞추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은행 등 금융권과 함께 중소 해운업체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김동민/안재석/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