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고속철ㆍ원전에 '투자 교두보'

韓ㆍ브라질 정상회담…글로벌 금융시장 재편 공동 보조

이명박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19일 브라질리아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신흥경제국의 금융안정화포럼(FSF) 참여를 추진하는 등 국제금융시장 재편과정에서 적극 협력키로 했다. 또 정상회담에선 브라질 고속철 사업을 비롯한 사회간접자본(SOC)과 플랜트 조선 원자력발전 등 다양한 분야에 한국 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양국 간 경협 수위를 한 단계 끌어 올리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자원ㆍ기술 접목=이날 두 정상의 회담은 브라질의 풍부한 자원과 한국의 기술력을 접목시켜 시너지 효과를 올리자는 데 초점을 뒀다. 이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의 브라질 진출 확대를 중점적으로 요청했다.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판 뉴딜 정책'이라고 불리는 성장촉진정책을 통해 SOC사업에만 2366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어서 세계 여러나라들이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우선 리우데자네이루~상파울루~칸피나스 간 520㎞에 달하는 고속철 사업에 브라질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설계 감리 운영 등 전 분야에 걸쳐 자체적으로 개발한 기술을 적극적으로 이전함으로써 브라질의 철도 발전에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브라질 고속철 사업은 소요 자본만 15조~20조원이 드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내년 2분기에 입찰이 예정돼 있다. 일본이 참여를 강력 추진하고 있는 등 경쟁이 치열하다. 이 대통령은 또 2030년까지 8기를 건설할 예정인 브라질 원전사업에도 한국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룰라 대통령은 우리 기업들의 브라질 진출을 환영하고 양국정부가 경제ㆍ통상 관계 확대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을 희망했다. 우리 기업의 투자 교두보를 확보한 셈이다.

양 정상은 이와 함께 △세계적 농업연구기관인 브라질 농업연구청의 아시아 협력센터 한국 설치 △한-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지속 논의 △자원분야 협력 확대 △브라질의 바이오에탄올 사업과 한국의 저탄소 녹색성장을 결합한 그린에너지 분야 협력 강화 등도 합의했다. 이 같은 합의 사항들은 이 대통령 초청으로 룰라 대통령이 내년에 방한하면 보다 구체화될 것이라고 양국이 전했다.

◆"해외진출 자금조달 지원을"=이 대통령은 남미 순방을 동행한 경제사절단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어려울 때 도전적으로 간 기업이 결국 1~2년 후 좋은 시기가 오면 그때 승승장구할 수 있다. 경제가 어려운 만큼 나갈 수 있는 곳에 나가야 한다"며 기업의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주문했다.

조석래 전국경제인합회,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경제인들은 남미 투자 확대를 약속하며 자금조달 지원기능의 강화 등을 주문했다.

브라질리아=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