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세븐 10채중 1채 '8ㆍ31' 가격 밑돌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6만여가구의 아파트값이 2005년 '8·31 부동산종합대책' 당시 수준 이하까지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강남ㆍ서초ㆍ송파구,양천구 목동,경기도 분당,평촌,용인 등 '버블세븐' 지역 아파트는 10채 가운데 1채꼴로 3년여 전 수준을 밑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는 수도권 총 250만5645가구의 아파트(2005년 이후 신규 입주단지 제외)를 대상으로 매매가격 변동을 조사한 결과 이 가운데 현재(18일 기준) 6만496가구(2.4%)가 '8·31대책' 발표 시기인 2005년 8월31일 당시 가격보다 떨어졌거나 같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8·31대책은 참여정부가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 급등에 대응해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을 공시가격 9억원에서 6억원으로 낮춰 세대별로 합산과세하고,2주택자의 양도세를 중과하는 등 부동산세제를 대폭 강화한 수요 억제 정책이다. 이후 '8·31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강남권 아파트값은 오히려 올라 2006년 말 최고점을 찍었다.

지역별로는 서울은 총 95만2751가구 가운데 2.5%인 2만3907가구가 8ㆍ31대책 당시 수준 이하로 내려앉았으며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등 5개 신도시는 22만6045가구 중 3.8%인 8624가구,경기도는 전체 100만7252가구의 2.5%인 2만5488가구가 이에 해당됐다. 인천은 31만9597가구 가운데 0.8%인 2477가구만이 8·31대책 수준으로 내려가 침체 기조가 가장 덜했다.

반면 2004년부터 급등해 8·31대책 발표를 이끌어내고 청와대로부터 2006년 5월 '버블세븐'으로 지정된 7개 지역의 아파트는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거의 10채 가운데 1채꼴인 평균 8.0%가 '8·31대책' 당시 수준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송파구는 총 6만5758가구 중 21%에 해당하는 1만3982가구의 아파트 가격이 8·31대책 이전 수준으로 떨어져 하락 가구 비중이 가장 컸다. 분당은 7만8918가구 가운데 10.9%인 8620가구가,용인은 11만6115가구 가운데 9.78%인 1만1357가구가 2005년 8월 당시 가격으로 내려앉았다. 강남구는 8만3973가구 가운데 1.5%인 1262가구가 해당돼 '버블세븐' 지역 가운데서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았다.

개별단지로는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미리 185㎡형(56평형)이 2005년 8월 15억5000만원까지 호가했으나 현재는 2억원 이상 떨어져 12억~13억5000만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분당 정자동 주상복합아파트 로얄팰리스 211㎡형(63평형)은 같은 기간 15억5000만원에서 11억~13억5000만원으로,서울 서초구 잠원동 한신21차 132㎡형(40평형)은 10억원에서 8억5000만원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 같은 내림세가 이어져 지역별로 집값이 5~20% 추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합수 국민은행 PB영업본부 부동산팀장은 "현재는 금융위기가 실물위기로 전이되는 초기단계"라며 "내년까지 서울은 15%,전국적으로는 10%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은 "내년 상반기 반등 가능성이 있지만 바닥까지 10%가량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