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칼바람 맞은 3大수출항] 수출막힌 울산항 장치율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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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파업때보다 심각
"물동량이 감소한 탓에 일감이 크게 줄었습니다. 일부 업체는 컨테이너 보관 비용을 제때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자금 사정이 악화일로입니다. "
19일 부산 신선대부두의 한 부두운영사 관계자는 "화물을 싣지 못하고 방치된 빈 컨테이너가 전체 컨테이너의 절반을 차지한다"며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는 부두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10월 수출 물동량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 정도 줄었고,수입 물동량도 10% 이상 줄었다.
선사들은 벌써부터 경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선사는 빈 컨테이너를 야적장에 보관할 때 내야 하는 '장치보관 비용'을 부담하기 어려워 아예 컨테이너를 팔아치우거나 손해를 감수하고 컨테이너를 임대회사에 조기 반납하고 있다. 컨테이너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자 가격도 급전직하다. 최근 한 달 사이 30%나 급락한 개당 70만원 선으로 뚝 떨어졌다.
신선대부두 바로 옆 감만부두도 사정은 비슷하다. 다른 곳보다 상대적으로 야적장이 협소한 이 부두의 빈 컨테이너 비율은 대략 48% 선.수출입 물류가 줄면서 컨테이너 회전이 잘 안돼 장치율(항만의 컨테이너 적재비율)은 평소보다 10%포인트 높은 80%로 치솟았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화주들이 찾아가지 않은 체화 화물도 덩달아 급증해 가뜩이나 좁은 부두에 또 다른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부산경남본부세관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까지 수입 화물의 체화 재고는 4만1419t으로 지난해 말(1만9205t)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이 때문에 창고업계도 보관료를 제때 받지 못해 울상이다. 세관 관계자는 "경제상황이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는 데다 수입업체의 자금난과 환율 상승 등이 겹쳐 체화가 큰 폭으로 늘었다"면서 "이 같은 현상은 상당기간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대 산업기지인 울산의 항만은 사정이 더 심각하다. 약 9600~9700개의 컨테이너를 보관할 수 있는 컨테이너 터미널의 경우 9430개가 쌓여 장치율이 무려 98%에 달한다. 이 중 빈 컨테이너는 5770여개로 61%나 된다.
인근 온산항의 경우도 보관 중인 9600개 컨테이너 가운데 빈 것이 5700여개로 59%를 차지하고 있다. 주요 수출지역인 미국과 중국 등지의 내수가 크게 위축돼 수출 물동량이 크게 줄어서다.
대부분 러시아로 수출하는 자동차 부품의 경우 현지 경기가 악화하면서 야적장에 쌓여가고 있다. 울산항만 관계자는 "우리나라 수출의 17% 이상을 차지하는 울산도 세계 경기 침체를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은 부두 장치율은 IMF 외환위기때보다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인천항도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하지만 수입 화물을 주로 처리하는 탓에 화물을 쌓을 곳이 부족한 다른 항만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마다 20% 이상 컨테이너 처리 증가세를 보였던 이곳은 달러화와 엔화의 초강세로 곡물,사료 등의 수입 물동량이 급감해 야적장이 썰렁하다. 지난 10월 인천 내항은 272만8000t의 화물을 처리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나 줄었다. 최근 몇 년 동안 매달 6~7% 정도 물동량이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30%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안극환 인천항만공사 내항운영팀장은 "지난 8월까지만 해도 선박들이 밀려들어 짐을 내리기 위해 항구 밖에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체선(滯船) 현상이 극심했는데 이젠 선박이 절반 가까이 줄어 부두와 야적장이 한산하기 그지없다"며 "외환위기 이후 처음 보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부산=김태현/울산=하인식/인천=김인완 기자 hyun@hankyung.com
"물동량이 감소한 탓에 일감이 크게 줄었습니다. 일부 업체는 컨테이너 보관 비용을 제때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자금 사정이 악화일로입니다. "
19일 부산 신선대부두의 한 부두운영사 관계자는 "화물을 싣지 못하고 방치된 빈 컨테이너가 전체 컨테이너의 절반을 차지한다"며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는 부두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10월 수출 물동량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 정도 줄었고,수입 물동량도 10% 이상 줄었다.
선사들은 벌써부터 경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선사는 빈 컨테이너를 야적장에 보관할 때 내야 하는 '장치보관 비용'을 부담하기 어려워 아예 컨테이너를 팔아치우거나 손해를 감수하고 컨테이너를 임대회사에 조기 반납하고 있다. 컨테이너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자 가격도 급전직하다. 최근 한 달 사이 30%나 급락한 개당 70만원 선으로 뚝 떨어졌다.
신선대부두 바로 옆 감만부두도 사정은 비슷하다. 다른 곳보다 상대적으로 야적장이 협소한 이 부두의 빈 컨테이너 비율은 대략 48% 선.수출입 물류가 줄면서 컨테이너 회전이 잘 안돼 장치율(항만의 컨테이너 적재비율)은 평소보다 10%포인트 높은 80%로 치솟았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화주들이 찾아가지 않은 체화 화물도 덩달아 급증해 가뜩이나 좁은 부두에 또 다른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부산경남본부세관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까지 수입 화물의 체화 재고는 4만1419t으로 지난해 말(1만9205t)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이 때문에 창고업계도 보관료를 제때 받지 못해 울상이다. 세관 관계자는 "경제상황이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는 데다 수입업체의 자금난과 환율 상승 등이 겹쳐 체화가 큰 폭으로 늘었다"면서 "이 같은 현상은 상당기간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대 산업기지인 울산의 항만은 사정이 더 심각하다. 약 9600~9700개의 컨테이너를 보관할 수 있는 컨테이너 터미널의 경우 9430개가 쌓여 장치율이 무려 98%에 달한다. 이 중 빈 컨테이너는 5770여개로 61%나 된다.
인근 온산항의 경우도 보관 중인 9600개 컨테이너 가운데 빈 것이 5700여개로 59%를 차지하고 있다. 주요 수출지역인 미국과 중국 등지의 내수가 크게 위축돼 수출 물동량이 크게 줄어서다.
대부분 러시아로 수출하는 자동차 부품의 경우 현지 경기가 악화하면서 야적장에 쌓여가고 있다. 울산항만 관계자는 "우리나라 수출의 17% 이상을 차지하는 울산도 세계 경기 침체를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은 부두 장치율은 IMF 외환위기때보다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인천항도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하지만 수입 화물을 주로 처리하는 탓에 화물을 쌓을 곳이 부족한 다른 항만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마다 20% 이상 컨테이너 처리 증가세를 보였던 이곳은 달러화와 엔화의 초강세로 곡물,사료 등의 수입 물동량이 급감해 야적장이 썰렁하다. 지난 10월 인천 내항은 272만8000t의 화물을 처리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나 줄었다. 최근 몇 년 동안 매달 6~7% 정도 물동량이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30%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안극환 인천항만공사 내항운영팀장은 "지난 8월까지만 해도 선박들이 밀려들어 짐을 내리기 위해 항구 밖에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체선(滯船) 현상이 극심했는데 이젠 선박이 절반 가까이 줄어 부두와 야적장이 한산하기 그지없다"며 "외환위기 이후 처음 보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부산=김태현/울산=하인식/인천=김인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