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인 10명 중 6명은 현재의 글로벌 금융위기가 3~5년 이상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영컨설팅회사인 AT커니코리아는 19일 삼성경제연구소 주최로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조찬포럼에 참석한 1000여명의 기업인을 대상으로 현장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이처럼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시나리오 플래닝을 활용한 세계경제 변화방향과 한국기업의 대응전략'이란 주제로 진행된 이번 강연에 참석한 기업인의 58%는 전 세계 금융시장 불안이 3~5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답했다. 금융시장 불안이 1~2년 내의 단기간에 해소될 것으로 본 기업인은 42%에 그쳤다.

응답 기업인의 53%는 글로벌 최대 소비국인 미국과 유럽의 시장이 침체되고 환율전쟁이 심화되는 등 전 세계 경제가 급격한 조정기를 거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주요 수출국이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 집중돼 있고,대외의존도가 80%에 달해 자동차 정보기술(IT) 철강 석유화학 등 주력사업 부문에서의 타격을 예상했다. 반면 점진적 조정을 거칠 것으로 본 기업인은 47%로 집계됐다.

중국 경기 전망과 관련,중국이 세계 경제의 '성장엔진'으로 떠오를 것이란 응답은 45%였으나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8% 아래로 떨어져 경착륙할 것이라는 응답은 55%였다.

응답 기업인의 절반 이상(52%)은 이번 금융위기를 통해 세계 경제의 패권이 미국에서 중국,인도 등 신흥국으로 넘어가는 '다극체제'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흥국 내수 침체로 미국이 다시 패권을 회복해 '일극체제'로 회귀할 것이라고 본 응답자는 27%에 그쳤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