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판매사, KB부동산펀드에 '법적대응' … "브랜드 교체 등 고지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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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굿모닝·교보·메리츠증권 등 7개 펀드 판매사가 19일 KB자산운용의 'KB웰리안 부동산 펀드8호'에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힌 것은 운용사의 잘못된 펀드 운용에 대한 첫 문제 제기란 점에서 주목된다.
2006년 3월28일에 설정돼 2100억원(18일 현재 1620억원)을 끌어모은 이 펀드는 경남 거제도의 한 아파트 분양 사업에 PF(프로젝트파이낸싱)를 해주고 이자를 받는 구조로 돼있다. 운용사 측은 당초 펀드 운용 제안서에서 분양률이 48% 이상이면 연 7.5% 이자를 지급하고,분양률이 60%를 넘을 경우엔 최대 연 8.3%까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이 아파트 사업을 맡은 시행사(윤석개발)는 지방 미분양 사태가 나타나기 시작하자 당초 자사의 브랜드(하루에)를 쓰기로 했던 것을 GS건설의 브랜드(자이)로 바꿨다. 이를 계기로 공사비가 추가로 들어가면서 펀드가 부실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 판매사들의 주장이다.
이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금 2100억원 가운데 1400억원을 우선 집행하고 나머지는 사업단계마다 사용하기로 돼있었는데 토지 매입을 위해 사채를 얻어 썼던 시행사가 일부 자금을 미리 당겨 쓴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판매사들은 운용사가 당초 고객용 투자설명서에 들어 있던 '토지매입 리스크가 없다'는 항목을 나중에 삭제하면서 이를 고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펀드는 지금까지 매년 7.5%의 이자를 가입자에게 지급했지만,이는 투자수익이 아니라 투자원금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펀드 판매사 관계자는 "최종 수익률은 3년간 1~2%라는 게 운용사의 주장이지만,이것도 이미 지급한 이자를 모두 포함해 산출된 것이어서 사실상 펀드가 손실이 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펀드가 투자한 아파트는 30% 정도가 미분양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일을 계기로 부동산펀드 부실화에 대한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부동산경기 침체가 이어지면 부동산 펀드들이 총체적으로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분양 사업에 투자하는 PF형 부동산펀드들이 문제라는 관측이다. 2006년 9월에 공모펀드로 설정돼 5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모은 '골든브릿지 특별자산18호'의 경우 PF로 투자한 부산의 한 호텔의 리모델링사업에 투자한 뒤 매각해서 수익을 낼 계획이었지만,시장 침체로 호텔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내년 1월로 예정된 환매일자를 연기해야 할 처지에 놓여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부동산펀드는 현재 239개(사모 포함)가 설정돼 7조3875억원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PF형 부동산펀드는 158개,자금 규모는 4조2958억원에 달한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2006년 3월28일에 설정돼 2100억원(18일 현재 1620억원)을 끌어모은 이 펀드는 경남 거제도의 한 아파트 분양 사업에 PF(프로젝트파이낸싱)를 해주고 이자를 받는 구조로 돼있다. 운용사 측은 당초 펀드 운용 제안서에서 분양률이 48% 이상이면 연 7.5% 이자를 지급하고,분양률이 60%를 넘을 경우엔 최대 연 8.3%까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이 아파트 사업을 맡은 시행사(윤석개발)는 지방 미분양 사태가 나타나기 시작하자 당초 자사의 브랜드(하루에)를 쓰기로 했던 것을 GS건설의 브랜드(자이)로 바꿨다. 이를 계기로 공사비가 추가로 들어가면서 펀드가 부실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 판매사들의 주장이다.
이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금 2100억원 가운데 1400억원을 우선 집행하고 나머지는 사업단계마다 사용하기로 돼있었는데 토지 매입을 위해 사채를 얻어 썼던 시행사가 일부 자금을 미리 당겨 쓴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판매사들은 운용사가 당초 고객용 투자설명서에 들어 있던 '토지매입 리스크가 없다'는 항목을 나중에 삭제하면서 이를 고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펀드는 지금까지 매년 7.5%의 이자를 가입자에게 지급했지만,이는 투자수익이 아니라 투자원금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펀드 판매사 관계자는 "최종 수익률은 3년간 1~2%라는 게 운용사의 주장이지만,이것도 이미 지급한 이자를 모두 포함해 산출된 것이어서 사실상 펀드가 손실이 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펀드가 투자한 아파트는 30% 정도가 미분양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일을 계기로 부동산펀드 부실화에 대한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부동산경기 침체가 이어지면 부동산 펀드들이 총체적으로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분양 사업에 투자하는 PF형 부동산펀드들이 문제라는 관측이다. 2006년 9월에 공모펀드로 설정돼 5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모은 '골든브릿지 특별자산18호'의 경우 PF로 투자한 부산의 한 호텔의 리모델링사업에 투자한 뒤 매각해서 수익을 낼 계획이었지만,시장 침체로 호텔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내년 1월로 예정된 환매일자를 연기해야 할 처지에 놓여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부동산펀드는 현재 239개(사모 포함)가 설정돼 7조3875억원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PF형 부동산펀드는 158개,자금 규모는 4조2958억원에 달한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