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에 구제금융을 요청하려는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남겨야 할 메모 한장. "의회를 방문할 때 자가용 비행기는 집에 두고 가세요."

불황으로 파산위기에 처한 미국 자동차회사 '빅3'의 CEO들이 19일 25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요청하면서 의회가 있는 워싱턴까지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와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제너럴모터스(GM), 포드자동차, 크라이슬러의 CEO들이 자금난을 호소하면서 정작 연방정부의 원조와 자신의 개인적 희생을 맞바꾸려는 노력은 보이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개리 애커먼(민주.뉴욕) 하원의원은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CEO들을 향해 "이는 (빈민을 위한) 무료 식당에 중절모와 턱시도를 입고 온 셈"이라고 비꼬았다.

또 "당신들은 이곳에 오기 위해 1등석을 타거나 자가용 비행기를 같이 타는 등 품격을 낮출 수 없었냐"고 비아냥거렸다.

브래드 셔먼(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나는 선거구민들에게 돌아가 만약 CEO들이 민간 항공기 대신 자가용 비행기를 타면 자동차 산업이 바뀔 것이라고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경영진들의 안이한 태도를 비판했다.

이어 이들에게 자가용 비행기를 팔고 민간 항공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갈 의향은 없는지 물어본 후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는 기록을 공개하자고 말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문서에 따르면 릭 왜고너 GM 회장과 앨런 멀랠리 포드 회장은 회사로부터 안전을 이유로 전용기를 이용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CEO들의 보수도 도마 위에 올랐다.

폴 칸조르스키(민주.펜실베이니아) 하원의원은 리 아이아코카 크라이슬러 전 회장이 상징적으로 연봉 1달러를 받았던 것을 언급하면서 "왜 오늘날의 GM, 포드, 클라이슬러 CEO들은 똑같이 하지 못하냐"고 지적했다.

아이아코카 전 회장은 1979년 크라이슬러가 파산위기에 처해 의회에 대출 보증 프로그램을 요청했을 때 임금을 단돈 1달러로 깎은 일화로 유명하다.

이에 CEO들은 이미 보수와 상여금을 대폭 삭감했다고 반박했다.

(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e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