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애널리스트 자격시험인 금융투자분석사 시험이 2009년부터 도입될 예정인 가운데 당사자인 애널리스트 사이에서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애널리스트 등용문이 넓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시장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규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신규 애널리스트 채용은 대부분 리서치센터에서 별도로 공채를 실시해 소수 선발하거나 사내추천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일 "애널리스트 입문을 양성화하고 지원자들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우철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도 "그 동안 애널리스트 지망생 중에 어떻게 애널리스트가 될지 모르는 사람이 많았는데 이런 시험이 가이드라인 역할을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반면 애널리스트 업계 특성상 진입장벽이 높고 부적격자는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도태되기 때문에 이런 자격시험이 실효성 없는 규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현재도 애널리스트는 리서치센터에서 자체적으로 엄격한 기준을 두고 선발하고 있다"며 "시장기능에 맡겨 자율적으로 해결될 부분을 공기관에서 지나치게 간섭한다는 느낌이 든다"고 토로했다.

금융투자분석사 시험은 100점 만점에 70점 이상을 받으면 통과하는 절대평가로 실시되며, 난이도는 금융자산관리사(FP)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차상기 증권업협회 전문인력관리실 팀장은 "난이도나 합격률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면서 "애널리스트 업무 특성상 일정 수준은 유지해야 하지만 지나치게 어렵게 내면 업무상 제한이 생길 수 있어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증권업협회, 자산운용협회, 한국선물협회는 이날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따라 금융투자전문인력 양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금융투자분석사 시험을 신설, 2009년부터 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애널리스트로 금융회사에 취업해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외국금융투자회사에서 2년 이상 조사분석업무에 종사하는 등의 경력을 갖추거나 금융투자분석사 자격증을 반드시 취득해야 한다. 시험과목은 증권분석기초, 가치평가론, 재무분석론, 증권법규 및 윤리 등 4개 과목이다.

하지만 현재 애널리스트들은 신설되는 자격증을 취득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향후 2011년 2월 3일까지 2년안에 금융사에 취업해 공식등록한 애널리스트도 자격증 취득없이 활동할 수 있게 된다.

전문인력 공백 방지를 위해 2년 동안은 자격증 취득과 상관없이 애널리스트 등록을 받아 주기로 했다는 것이 증권업협회 측의 설명이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