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환란때 퇴출악몽 되살아난다"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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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우 위원장 "은행권 짝짓기 가능" … 구조조정 신호탄?
전광우 금융위원장의 "은행권에서 새로운 짝짓기를 할 수 있다"는 뉴욕 발언이 금융권 안팎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은행들은 "올 것이 왔다"고 긴장하면서도 발언의 진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은행 구조조정 얘기가 나올 정도의 상황은 아닌데…"라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짝짓기' 발언 진의는
전 위원장의 '짝짓기' 발언에 대해 금융위는 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만큼 은행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자본 확충을 충분히 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그동안의 무분별한 외형 경쟁에서도 교훈을 얻어야 하며,중소기업 대출 확대 등 정부 정책에 대해서도 협조해 달라는 당부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20일 "지금의 경기 침체가 앞으로 2~3년 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며 "지금은 은행들의 상황이 나쁘지 않지만 향후 경기 침체가 심해지면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은행들이 튼튼해야 한다"고 자본 확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 위원장도 "현재까지 국내 은행들의 사정은 미국 은행들보다 훨씬 좋으며 10.6%까지 떨어진 BIS 비율도 연말쯤 11~13%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것으로 볼 때 은행 구조조정을 당장의 일로 보지는 않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얘기다.
◆은행들 긴장,논란 확산
전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은행들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외채무 지급 보증과 관련한 양해각서(MOU) 압박 때 예상했던 일"이라며 "결국 BIS 비율을 커트라인으로 할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자산 매각,인력 감축 등으로 보수적인 경영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외환위기 때도 결국 정부 말만 믿고 기업 대출을 늘린 '조·상·제·한·서'는 다 날아간 쓰라린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전 위원장이 '그동안 너무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에 대한 반작용으로 과잉 대응을 하는 바람에 이 같은 강경 발언이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 M&A는 맨 마지막 단계
금융위는 전 위원장의 '짝짓기' 발언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을 구조조정하거나 인수·합병(M&A)하는 것은 맨 마지막 단계"라며 "은행들에 대한 경고 정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은행들이 후순위채 발행,증자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자본 확충에 나서도록 독려하고 있다. 또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들이나 연기금 사모투자펀드(PEF) 등 민간 자본을 활용해 은행들이 자본을 조달할 수 있도록 금융·산업 분리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금융위는 민간 자본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이도 저도 안 될 때에야 마지막 수단으로 공적자금을 투입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예상외로 오래 가면 도산하는 기업들이 많이 생길 것이고,이들을 워크아웃 프로그램으로 되살리려면 IMF 때처럼 은행에 공적자금을 투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재형/이심기 기자 jjh@hankyung.com
전광우 금융위원장의 "은행권에서 새로운 짝짓기를 할 수 있다"는 뉴욕 발언이 금융권 안팎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은행들은 "올 것이 왔다"고 긴장하면서도 발언의 진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은행 구조조정 얘기가 나올 정도의 상황은 아닌데…"라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짝짓기' 발언 진의는
전 위원장의 '짝짓기' 발언에 대해 금융위는 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만큼 은행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자본 확충을 충분히 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그동안의 무분별한 외형 경쟁에서도 교훈을 얻어야 하며,중소기업 대출 확대 등 정부 정책에 대해서도 협조해 달라는 당부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20일 "지금의 경기 침체가 앞으로 2~3년 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며 "지금은 은행들의 상황이 나쁘지 않지만 향후 경기 침체가 심해지면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은행들이 튼튼해야 한다"고 자본 확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 위원장도 "현재까지 국내 은행들의 사정은 미국 은행들보다 훨씬 좋으며 10.6%까지 떨어진 BIS 비율도 연말쯤 11~13%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것으로 볼 때 은행 구조조정을 당장의 일로 보지는 않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얘기다.
◆은행들 긴장,논란 확산
전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은행들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외채무 지급 보증과 관련한 양해각서(MOU) 압박 때 예상했던 일"이라며 "결국 BIS 비율을 커트라인으로 할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자산 매각,인력 감축 등으로 보수적인 경영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외환위기 때도 결국 정부 말만 믿고 기업 대출을 늘린 '조·상·제·한·서'는 다 날아간 쓰라린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전 위원장이 '그동안 너무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에 대한 반작용으로 과잉 대응을 하는 바람에 이 같은 강경 발언이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 M&A는 맨 마지막 단계
금융위는 전 위원장의 '짝짓기' 발언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을 구조조정하거나 인수·합병(M&A)하는 것은 맨 마지막 단계"라며 "은행들에 대한 경고 정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은행들이 후순위채 발행,증자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자본 확충에 나서도록 독려하고 있다. 또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들이나 연기금 사모투자펀드(PEF) 등 민간 자본을 활용해 은행들이 자본을 조달할 수 있도록 금융·산업 분리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금융위는 민간 자본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이도 저도 안 될 때에야 마지막 수단으로 공적자금을 투입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예상외로 오래 가면 도산하는 기업들이 많이 생길 것이고,이들을 워크아웃 프로그램으로 되살리려면 IMF 때처럼 은행에 공적자금을 투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재형/이심기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