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밀어닥쳤던 변화의 격랑이 잠잠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면 크게 실망할 것이다. 2009년은 세계의 변화에 적응하며,살아남기 위해 애써야 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19일 '2009년 세계전망 보고서'에서 올해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격변의 해였다면 내년은 그 변화에 적응해가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치적으로 가장 뚜렷한 변화의 상징은 1월에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백악관에 입성하는 버락 오바마다. 해외에서 오바마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훼손된 미국의 위상을 복구하고,국내에서는 민주당이 주도권을 장악한 의회와 손잡고 의료시스템 개선 등 대담한 개혁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내다봤다.

내년 지구촌은 선거로 분주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유럽에선 내년 6월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이 유럽의회 의원을 뽑는 선거를 치른다. 또 9월에 치러질 독일 총선에선 앙겔라 메르켈 현 총리의 재선 여부가 주목된다. 11억명의 인구를 거느린 인도를 비롯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이란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총선이 실시된다.

이코노미스트는 매년 4∼5%를 지속해왔던 세계경제 성장률은 금융위기의 충격파가 이어지며 내년엔 최근 6년간 최저 수준인 2.6%로 급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선진 경제권의 성장률은 0.3%에 머물고,신흥국의 성장률은 5.9%로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은 내년에 2.0%의 성장률과 1.8%의 인플레이션을 기록하고,국내총생산(GDP)이 893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제는 파산과 소비 위축,실업 증가 등과 함께 침체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선진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1%에서 0%를 간신히 넘는 수준으로 △미국 ―0.2% △일본 0% △독일 0.2% △영국 ―1.0% △프랑스 ―0.1% 등이다.

신흥국들은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활기있는 성장이 이어질 것이지만 예전만 못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 경제는 내년에 8.0% 성장하고 △인도 6.5% △러시아 4.0% △브라질 2.7%가 각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세계 최고 경제성장률을 이룰 나라는 13.4%의 성장이 예상되는 산유국 카타르로 나타났다.

이코노미스트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와 같은 신흥국들로 국제사회 힘의 이동이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기업의 입장에서 내년은 그동안 상상하지 못했던 여러가지 불확실한 일들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풍부한 현금유동성을 가진 회사가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 내에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권한이 강해지며,현금을 가진 기업들이 경쟁업체를 값싸게 인수할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예측했다.

한국경제신문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이코노미스트 세계대전망 2009'를 오는 27일 출간할 예정이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