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쇼크! 그 뒤엔 '억압'이 온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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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크 독트린
나오미 클라인 지음│김소희 옮김│살림Biz│700쪽│2만8000원
일반 독자에게 경제에 관한 얘기를 글로 전달하는 것은 늘 조심스럽고 어렵다. 익숙하지 않은 이름들,익숙하지 않은 도표,전혀 친숙할 리 없는 수학식을 쓰지 않고 어떻게 경제에 대해 글을 쓸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어쨌든 일반인들에게 무엇인가 전달하고자 할 때에는 나도 자존심을 꺾고,도표와 수식은 과감히 포기하고,핵심들을 재구성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친숙하지 않고,잘 읽히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저널리스트 나오미 클라인의 ≪쇼크 독트린≫이라는 책을 앞에 두고 도대체 이 책을 어떻게 소개해야 할 것인가,그야말로 기도하는 심정이 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지나치게 흥미 위주로 흘러가는 최근 한국의 출판 경향과 '사소설' 위주의 흐름 속에서 이 책이 출간된 것 자체가 기적적인 사실이기는 하다.
경제학을 포함한 사회과학 서적은 미래를 예측하는 책과 지나온 시절을 반추하는 책의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 책은 후자에 속한다. 지난 50년 동안 도대체 세계 도처에서 어떤 일이 생겼고,또 어떤 이유로 이렇게 구성되어 안정적이었던 세계 체계가 금융위기를 계기로 붕괴하기 시작하였는가에 대한 책이다.
그리하여 앞으로 세상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에 대한 어느 정도의 상을 잡게 하여주고,지금 우리가 무엇을 하여야 할 것인가에 대한 '결심'을 하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종합적으로는 2006년에 전 세계의 숭배 속에 장례를 치렀던 밀턴 프리드먼이라는 한 경제학자가 인류에게 남겨준 '유산'을 아주 많은 사례와 분석을 통해 반추해본 역사인데,우리가 시카고학파라고도 부르고 또 대부분은 '신자유주의'라고 부르는 것이 이 특별했던 경제학자의 삶과 함께 어떻게 세계 역사를 움직였고,그의 제자들은 IMF나 세계은행 혹은 각종 기구와 회사들을 통해 어떤 장식으로 작동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얘기다.
그러나 많은 독자들은 밀턴 프리드먼이라는 이름에 익숙하지 않을 것이고 시카고학파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를 것이다. 자,이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지금까지 가장 유명한 경제학자였으며,IMF를 비롯한 국제기구의 총재와 주요 의사결정자들이 그의 제자 혹은 그를 흠모하는 사람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은 주어진 사실이다. 그가 피노체트의 경제자문관이었으며 중남미 경제의 몰락과 독재체계로의 전환에 관여돼 있다는 사실,이를 통해 멀리는 중동지역의 정치적 혼란이 기획됐고,가깝게는 한국 등 아시아의 외환위기 이후 IMF를 통한 경제적 무장해제가 추진됐다는 것들을 이해하면 조금 도움이 될까? 아니 "모든 것은 DJ 때문이다" "모든 것은 노무현 때문이다" "모든 것은 이명박 때문이다"로 진행된 이 모든 흐름의 원기획자라고 할 수 있다.
'쇼크 독트린'은 충격을 통해 사람들이 정신없는 사이에 신자유주의를 강력하게 추진한다는 의미인데,이 간단한 프로그램은 일사불란하게 지난 30년 동안 세상을 움직여온 셈이다.
그럼 우리는 왜 이 지나간 일들에 관한 책을 금융위기로 코스닥과 외환시장이 붕괴하는 지금 읽어야 하는가? 바로 이 '쇼크 독트린'이 경제충격파의 공간에서 '어떻게 정책결정자가 황당한 일을 하게 되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어' 하고 있다가는 1970~80년대 중남미가 겪었던 비극의 현실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책은 700페이지에 달하고,최근 세계 흐름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재미없다. 그러나 보장한다. 읽고 나면 확실히 무서워진다. 피노체트 정권 시절의 비극이 경제혼동기인 지금 한국에서 다시 전개되지 않기 위해 한 명이라도 이 책을 더 읽으면 좋을 것 같다.
권투와 같다. 맞더라도 눈을 뜨고 있어야 덜 맞고,승기를 잡을 수 있다. 폭락장세의 '쇼크'에서 눈을 뜨고 있어야 한다. 책은 유사한 상황에서 어떻게 정치적 전제주의와 신자유주의가 결합하면서 전개되었는지 너무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 현 상황과 너무 똑같은 사례가 많아서 내년도에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본과 같이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쇼크,그 뒤에는 억압이 온다. 왜? 책에 답이 있다.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88만원 세대≫ 저자
나오미 클라인 지음│김소희 옮김│살림Biz│700쪽│2만8000원
일반 독자에게 경제에 관한 얘기를 글로 전달하는 것은 늘 조심스럽고 어렵다. 익숙하지 않은 이름들,익숙하지 않은 도표,전혀 친숙할 리 없는 수학식을 쓰지 않고 어떻게 경제에 대해 글을 쓸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어쨌든 일반인들에게 무엇인가 전달하고자 할 때에는 나도 자존심을 꺾고,도표와 수식은 과감히 포기하고,핵심들을 재구성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친숙하지 않고,잘 읽히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저널리스트 나오미 클라인의 ≪쇼크 독트린≫이라는 책을 앞에 두고 도대체 이 책을 어떻게 소개해야 할 것인가,그야말로 기도하는 심정이 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지나치게 흥미 위주로 흘러가는 최근 한국의 출판 경향과 '사소설' 위주의 흐름 속에서 이 책이 출간된 것 자체가 기적적인 사실이기는 하다.
경제학을 포함한 사회과학 서적은 미래를 예측하는 책과 지나온 시절을 반추하는 책의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 책은 후자에 속한다. 지난 50년 동안 도대체 세계 도처에서 어떤 일이 생겼고,또 어떤 이유로 이렇게 구성되어 안정적이었던 세계 체계가 금융위기를 계기로 붕괴하기 시작하였는가에 대한 책이다.
그리하여 앞으로 세상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에 대한 어느 정도의 상을 잡게 하여주고,지금 우리가 무엇을 하여야 할 것인가에 대한 '결심'을 하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종합적으로는 2006년에 전 세계의 숭배 속에 장례를 치렀던 밀턴 프리드먼이라는 한 경제학자가 인류에게 남겨준 '유산'을 아주 많은 사례와 분석을 통해 반추해본 역사인데,우리가 시카고학파라고도 부르고 또 대부분은 '신자유주의'라고 부르는 것이 이 특별했던 경제학자의 삶과 함께 어떻게 세계 역사를 움직였고,그의 제자들은 IMF나 세계은행 혹은 각종 기구와 회사들을 통해 어떤 장식으로 작동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얘기다.
그러나 많은 독자들은 밀턴 프리드먼이라는 이름에 익숙하지 않을 것이고 시카고학파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를 것이다. 자,이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지금까지 가장 유명한 경제학자였으며,IMF를 비롯한 국제기구의 총재와 주요 의사결정자들이 그의 제자 혹은 그를 흠모하는 사람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은 주어진 사실이다. 그가 피노체트의 경제자문관이었으며 중남미 경제의 몰락과 독재체계로의 전환에 관여돼 있다는 사실,이를 통해 멀리는 중동지역의 정치적 혼란이 기획됐고,가깝게는 한국 등 아시아의 외환위기 이후 IMF를 통한 경제적 무장해제가 추진됐다는 것들을 이해하면 조금 도움이 될까? 아니 "모든 것은 DJ 때문이다" "모든 것은 노무현 때문이다" "모든 것은 이명박 때문이다"로 진행된 이 모든 흐름의 원기획자라고 할 수 있다.
'쇼크 독트린'은 충격을 통해 사람들이 정신없는 사이에 신자유주의를 강력하게 추진한다는 의미인데,이 간단한 프로그램은 일사불란하게 지난 30년 동안 세상을 움직여온 셈이다.
그럼 우리는 왜 이 지나간 일들에 관한 책을 금융위기로 코스닥과 외환시장이 붕괴하는 지금 읽어야 하는가? 바로 이 '쇼크 독트린'이 경제충격파의 공간에서 '어떻게 정책결정자가 황당한 일을 하게 되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어' 하고 있다가는 1970~80년대 중남미가 겪었던 비극의 현실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책은 700페이지에 달하고,최근 세계 흐름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재미없다. 그러나 보장한다. 읽고 나면 확실히 무서워진다. 피노체트 정권 시절의 비극이 경제혼동기인 지금 한국에서 다시 전개되지 않기 위해 한 명이라도 이 책을 더 읽으면 좋을 것 같다.
권투와 같다. 맞더라도 눈을 뜨고 있어야 덜 맞고,승기를 잡을 수 있다. 폭락장세의 '쇼크'에서 눈을 뜨고 있어야 한다. 책은 유사한 상황에서 어떻게 정치적 전제주의와 신자유주의가 결합하면서 전개되었는지 너무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 현 상황과 너무 똑같은 사례가 많아서 내년도에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본과 같이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쇼크,그 뒤에는 억압이 온다. 왜? 책에 답이 있다.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88만원 세대≫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