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미국 증시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덜 떨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바닥 테스트를 어떻게든 할 것이라는 인식이 대부분이고, 'D' 공포의 엄습으로 미국 등 글로벌 증시가 휘청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내부적으로는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은행과 건설의 형편이 나아지기 전까지는 상승다운 상승은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21일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6.45포인트, 0.68% 내린 942.24를 기록하고 있다.

기관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한때 지수 낙폭이 3포인트 정도로 줄기도 했다.

일부 업종이 상승 반전하거나 하락률이 축소되고 있지만, 은행주와 건설은 유동성 우려와 루머로 인해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KB금융, 대구은행, 부산은행, 외환은행 등을 비롯해 한국저축은행, 진흥저축은행, 솔로몬저축은행 등 저축은행주가 고전을 면치 있다.

건설업계 부진 등의 악재 외에도 19일(현지시각)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뉴욕에서 은행의 위험관리 부실을 비판하며 "새로운 짝짓기를 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져 은행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건설주도 동반 하락하고 있는데, 약 500억원의 회사채를 막지 못했다는 루머에 GS건설이 약 7% 폭락하고 있고, 대림산업, 대우건설, 현대산업 등도 큰 폭으로 내리고 있다.

부국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은행주가 '증시 온도계'라며, 은행주의 의미있는 반등이 증시 상승을 유도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증권사 임정현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CDS 폭등을 유발시킨 것도 알다시피 은행의 CDS 폭등 때문이었고, 피치의 신용등급전망 하향도 은행채 금리 급등 탓이었다"며 "달러와 원화 유동성 부족 현상도 따지고 보면 국내 은행의 최대 당면 문제이고 건설사 부도 우려의 한가운데도 은행이 서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증권 이창근 연구원은 전일 일부 대형 건설사 주가를 보고 "근거없고 무책임한 루머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며 아쉬워하면서 11~12월 중 혼선의 과정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떨어져도 올라도 고민스러운 장이다. 외부 상황이 개선 조짐을 안 보이고 은행과 건설이라는 국내 증시의 고민거리가 해결 조짐을 보이기 전까지 실탄을 아껴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