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운제과의 CB(전환사채)를 인수하면서 이달 들어 큰 폭의 주가 상승세를 보인 빙그레는 경기침체기에도 실적 우려감이 적은 대표적인 경기방어주다.

빙그레는 올 상반기 빙과류 가격을 인상했고 예년보다 폭염이 오래 지속된 덕분에 지난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6.4%와 30.4%나 상승했다. 시장 기대치를 넘어서는 실적이었다. 다만 고환율과 국제 곡물 가격 급등으로 당기순이익은 2.78% 감소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빙그레의 경우 유음료 가격 인상은 실적 향상의 촉매제가 된다"며 "내수시장에서 막강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어 가격 인상에 따른 판매 감소폭이 작다"고 우호적인 전망을 내놨다.

빙그레의 '바나나맛우유'와 '요플레'는 대표적인 유음료로서 업계 내 상품군에서 선두주자다. 이 연구원은 또 "바나나맛우유와 요플레의 2009년 가격이 각각 올해 대비 10.9%, 11.3%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판매량이 견조해 오히려 이익 증가를 견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원유 이외의 원자재 가격이 하락 추세인 것도 빙그레에는 호재다. 국산 원유 비용이 8월 이후 증가하긴 했지만 밀가루,수입분유,포장재(원유가에 연동) 가격이 모두 하락해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환율 등 외부변수에 대한 민감도도 타 경쟁업체들보다 낮다는 평가다. 이 연구원은 "국산 원재료 의존도가 높아 환율이나 국제 곡물가격 움직임에는 둔감하다"며 "원·달러환율이 10원 상승할 때 주당순이익(EPS) 하락폭이 0.4%에 불과해 음식료 업종 평균치인 1.3% 대비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한편 빙그레가 단순투자 목적이라며 210억원 규모의 크라운제과 CB를 매입한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희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빙그레가 향후 빙과사업 부문에서 이를 전략적 카드로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자율이 7%에 이르기 때문에 투자가치도 있고 무엇보다 현재 빙과시장의 53%를 차지하고 있는 롯데계열(롯데제과 롯데삼강)에 대응하는 데 있어 해태제과와 공조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