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간 오하이오 시대가 가고 앨라배마 사우스캐롤라이나 시대가 열리고 있다. '
미국 디트로이트에 자리 잡은 GM 크라이슬러 포드 등 '빅3' 자동차업체가 경영난으로 파산위기에 몰리자 미국의 또 다른 자동차 산업의 축인 앨라배마와 사우스캐롤라이나에 공장을 둔 외국 자동차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노조가 없고 중소형차가 주력인 덕분에 고용 유연성과 생산성이 높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미국 자동차 산업의 축이 북부에서 남부로 옮겨올 것이란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 지난 10년간 각 주정부의 세금 및 노동 관련법 지원 혜택 속에 앨라배마와 사우스캐롤라이나를 비롯한 남부 주에 공장을 세운 외국 자동차업체들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남부에는 현대차의 앨라배마 공장,도요타의 켄터키 공장,BMW의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 등 8개의 외국업체 공장이 가동되고 있다. 기아차는 내년 중 조지아 공장을 완공할 예정이고,폭스바겐과 도요타는 각각 테네시와 미시시피에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처럼 남부 지역에 외국업체들의 진출이 늘면서 지난해 남부 4개 주의 자동차 생산 비중은 미국 전체의 24%에 달했다. '빅3'가 밀집한 미시간과 오하이오(38%)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성장속도가 빨라 차 산업 메카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외국사들의 최대 경쟁력은 고용 유연성이다. BMW의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이 연말까지 733명의 근로자를 감원하고,도요타 켄터키 공장이 내년 1분기에 250명을 줄일 수 있는 것도 해당 주가 법으로 고용 유연성을 보장했기 때문이다. 임시 근로자 고용도 쉬운 편이다. 엄격한 노동 관련 법이 적용되고 강력한 노조가 있는 북부의 '빅3'와는 대조를 이룬다. 탄력적인 생산시스템도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은 한 라인에서 3개 모델을 생산할 수 있다.
외국업체들은 남부 주 의원들과 주지사들의 확고한 지원도 받고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