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 우려속 안전자산 선호…2년물 수익률 1% 밑돌아
제2 서브프라임 우려도

글로벌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빚어지며 미국 국채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동시에 투자자들의 공포심리가 확산되면서 일명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지수가 사상 최고로 치솟고,기업의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기록적인 수준으로 상승했다.

21일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유럽 등에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자 자금이 미 국채에 몰리면서 10년물 금리가 0.32%포인트 급락(국채 가격은 급등)한 연 3.01%로 떨어졌다. 이는 1958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2년물도 0.09%포인트 하락해 0.97%를 기록했다. 2년물 금리가 1% 아래로 추락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장기인 30년물 국채도 0.46%포인트 폭락하며 3.46%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1977년 30년물이 정기적으로 거래되기 시작한 이후 최저 금리다.

미 국채에 돈이 몰린 것은 수익률이 떨어지더라도 언제든지 현금화할 수 있는 안전자산에 돈을 투자하려는 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특히 경기침체가 심화되는 가운데 미 소비자물가지수가 1% 하락,디플레이션 우려가 증폭된 점도 국채에 돈이 몰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신용경색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채권의 부도 리스크를 반영하는 CDS 프리미엄은 폭등했다. 125개 북미 기업의 부도 리스크를 반영하는 '마켓 CDX 노스아메리카 인베스트먼트-그레이드 인덱스'는 0.21%포인트 상승해 268%포인트를 나타냈다. 시카고 옵션거래소에 상장된 S&P500 지수옵션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VIX지수는 8.9% 급등한 80.86으로 지난 10월27일(80.06)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런 가운데 '제2의 서브프라임 사태'에 대한 우려까지 터져나왔다. 비즈니스위크는 이날 글로벌 금융위기의 주범인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업체들이 정부 보증을 악용,상환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다시 대출을 해주고 있다며 새로운 서브프라임 사태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유병연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