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이용객 작년보다 35% 증가
엔고 日관광객·해외원정골퍼 몰려


제주지역 골프장들이 환율급등의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한때 경영난에 허덕이던 제주 골프장들이 요즘엔 몰려드는 골퍼들로 인해 수도권 뺨치는 '부킹난'을 겪으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주말엔 2∼3주 전에 신청해야 부킹이 가능하고 평일에도 '황금시간대'는 예약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처럼 제주도 골프장이 특수를 누리는 것은 해외로 나가던 '육지 골퍼들'이 대거 제주도로 발길을 옮기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원화에 대한 엔화 가치가 크게 오르면서 일본인 골퍼들도 제주도로 몰려들고 있다.

21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10월 한 달간 제주 골프장을 찾은 골퍼는 15만56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만5800여명) 보다 34%나 증가했다. 강성보 제주도 지역계획담당은 "11월 들어서도 지난해에 비해 골프관광객이 30% 이상 늘어났다"면서 "일주일 전에는 주말부킹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평일도 거의 찬다"고 전했다. 항공편도 내년 3월까지 20% 정도(144편) 증편될 예정이다. 김포~제주 간 항공노선의 경우 19만846석이 추가된다.

제주도 골프장들은 그동안 그린피뿐만 아니라 카트비를 40000원대로 내리고 식음료비를 인하하는 등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 같은 노력이 이번 환율 급등과 맞물려 상승효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제주도 측이 산정한 제주골프장 평균 라운드 비용(그린피,카트비,캐디피 포함)은 평일 13만5750원,주말 16만9750원이다. 수도권의 경우 평일 22만1000원,주말 26만3000원 선이다. 제주도가 평일엔 8만5250원,주말엔 9만3250원 싸다. 박택동 라온골프장 사장은 "식음료비를 제외하고 1인당 평균 14만원 정도면 라운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 골프장들은 대부분 양잔디를 심은데다 코스 조성에 공을 많이 들여 상태가 좋다. 특히 근래에 개장한 세인트포 라헨느 더클래식 스카이힐 등은 특징있는 코스를 갖췄다는 소문이 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 골프텔 등 골프장 내 숙박시설도 특급호텔 수준이다. 민영호 라헨느골프장 사장은 "대부분 지인들을 통해 회원가로 숙박 시설을 이용하기 때문에 하루 숙박료가 6만∼8만원 선으로 골퍼들이 그리 부담스러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