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한국의 경영대상-생산성대상] 눈을 떠라‥누군가가 무심코 스쳐갈때, 누군가는 유레카를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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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동차 '빅3'로 불리는 제너럴모터스(GM),포드,크라이슬러가 다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 자동차 시장에 큰 영향력을 발휘해온 이들 '빅3'에 대한 이번 관심은 좋은 의미가 아니다.
250억달러에 달하는 긴급 구제자금에 매달리게 된 처지가,미국 의회에서 불확실해진 긴급구제법안 통과 여부가 관심사다.
GM은 보유현금이 올해 말을 넘기기 어렵고,포드와 크라이슬러도 내년 상반기가 고비가 될 것이라는 시장의 평가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GM의 몰락에는 시장의 변화를 무시한 경영,위기에 빠진 후에도 노조와의 갈등으로 구조조정에 실패해 생산성을 떨어뜨렸다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고유가로 에너지 절약형 차량에 대한 수요가 많은 데도 기름 먹는 하마인 대형차와 SUV에 집착하면서 화를 자초했다. 노조의 잦은 파업과 근로자에 대한 과도한 복지비 지출도 생산성을 갉아먹었다.
생산성은 경영 환경이 어려운 때일수록 화려하게 빛난다. 비용 절감,기술 혁신,공정 개선 등으로 생산성을 높이면 불황도 쉽게 극복할 수 있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은 불확실한 경영 여건 속에서 다양한 혁신 및 개선활동을 통해 생산성을 높인 기업과 기업인을 발굴,'2008년 생산성대상'을 시상했다. 올해 21회째인 생산성대상은 종합대상과 생산성ㆍ기술혁신ㆍ개인 등 부문별 대상으로 나눠 총 10개 기업 및 개인에게 주어졌다.
◆CSR 도입하고,첨단기술 개발하고
금호건설은 3년 연속 종합대상을 받았다. 생산성 향상 전략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사회적책임경영(CSR)을 도입했다.
2006년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구축,전 임직원이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도록 했고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토록 하기 위해 위기관리 시스템인 RM(Risk Management)을 도입했다.
2년 연속 종합대상을 수상한 STX조선은 국내 업계 최초로 2만2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개발하는 등 고부가가치선과 특수선에 연구ㆍ개발(R&D) 역량을 집중시켰다.
신개념 플로팅 도크 건조공법인 ROSE,하나의 도크에서 최대 5척까지 건조가 가능한 AST공법 등으로 생산성을 크게 높였다.
◆생산성을 높인 비결
올해 생산성대상을 받은 기업들의 특징은 5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최고경영자(CEO)의 강력한 의지와 리더십에 따라 생산성 향상을 도모했다는 점이다.
이연구 금호건설 사장은 '일하고 싶은 기업'을 만들자는 모토로 아침 자습시간과 MBA를 운영하는 등 직원들의 자기계발을 도와 생산성을 높였다. 생산성 향상을 산업 전반에 확산시켰다는 점도 주목된다.
매일유업은 올초 50억원을 투자해 농약 등 각종 유해물질을 검사할 수 있는 최첨단설비를 도입했다. 중국산 분유에서 시작된 멜라민 파동이 번지면서 국산 분유의 안전성을 입증시켜 소비자 신뢰를 얻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해외 선진 기업의 혁신사례 벤치마킹도 두드러진다. 한국도로공사는 국제 VE(Value Engineering)협회와 지속적인 기술교류를 통해 해외 선진 사례를 받아들여 공사비 6915억원을 절감하는 등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원가경쟁력 확보도 수상 기업들이 공통으로 추구한 목표다. 제일모직 구미사업장은 생산원가 절감을 위한 V-UP(밸류업) 활동을 통해 생산현장에서 종업원들이 품질을 높이면서 원가를 낮추는 전략을 구사하도록 독려했다.
첨단 지식경영도 주목된다. 한국전력기술은 전 임직원들의 기술 자립도를 높이려는 지식경영에 나서 전 세계에서 최단 기간에 원자력 및 화력발전소 설계기술 개발을 마쳤고,고리 영광 울진 등 총 20기에 이르는 원자력발전소와 차세대 원전모델 개발도 가능케 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