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3일 이후 윤곽 드러날 듯

증권업협회와 자산운용협회, 선물협회를 통합해 탄생하는 한국금융투자협회 초대 회장을 뽑는 방식을 놓고 금융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연간 500억원대 예산을 굴릴 한국금융투자협회 수장직에 도전한 인물들이 선출방식에 따라 유ㆍ불리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23일 증권ㆍ자산운용ㆍ선물업계에 따르면 한국금융투자협회 설립위원회의 초대회장 후보 공개모집이 나흘째 진행되고 있으나 협회장이 누가 될지를 놓고 세평만 무성할 뿐 선출방식은 베일 속에 가려져 있다.

협회장 후보는 민간에서 박종수 우리투자증권 사장, 윤태순 자산운용협회, 이종남 선물협회장, 황건호 증권업협회장 등이, 관료 출신 중에는 금융정책국장 시절 자본시장통합법의 입법을 지휘한 임영록 전 재경부 차관과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을 역임한 이승우 전 금감위 부위원장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해당 후보들은 협회장을 어떻게 뽑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나 아직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설립위원회는 지난 18일 초대 협회장 공모를 위한 별도의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고 현행 설립위가 관련 업무를 처리키로 하고 지원자를 모집하고 있으나 후보 선출 방식은 결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설립위는 다음달 중순 창립총회에서 초대 협회장 선임 안건을 상정한다는 방침이나 후보 선출 방식은 지원자를 받아본 후 결정하기로 했다.

윤계섭 서울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한 설립위원회에는 김건식 서울대 교수, 최운열 서강대 교수, 최흥식 연세대 교수, 황선웅 중앙대 교수 등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3개 협회의 통합 관련 절차를 8월부터 이끌어온 설립위는 추천후보수와 의결권배분, 선출방식 등을 결정할 전권을 갖고 있다.

창립총회가 임박해지자 업계에서는 예상후보별로 어느 선출방식이 유리하느냐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다음달 3일까지 진행되는 공모 지원기간이 끝나야 누가 후보로 지원했는지가 드러날 테지만, 현재 거론되는 인사만 놓고 보면 민·관 대결구도 양상이기 때문이다.

선출방식의 쟁점은 ▲추천후보의 수가 단독이냐 복수냐 ▲찬반투표냐 경선이냐 ▲기명투표냐 무기명투표냐 ▲ 회원사 의결권은 어떻게 배분할 것이냐. 회비납부 비율대로 부여한다면 상한선과 하한선은 어디에 둘 것이냐 등이다.

단독 후보추천과 찬반투표, 기명투표가 관 출신 인사에게 유리하고, 복수후보추천과 경선, 무기명투표는 민간 출신에게 유리하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초대협회장은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선물회사 CEO들의 투표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경선에 들어가면 민간 인사가 당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증권업협회·자산운용협회 노동조합은 금융투자협회장 선출과 관련, 최근 성명을 내고 "초대 회장은 단 한 점의 정치적 의혹을 사지 않게 투명하고 공정한 방법으로 실력과 경험을 겸비한 인물이 선출돼야 한다"는 원칙론을 제시했다.

다음달 중순 창립총회를 거쳐 내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과 동시에 출범하는 한국금융투자협회는 연간 예산규모가 500억원을 웃도는 금융업계 최대의 협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