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을 수행해 경제 사절단의 일원으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행사가 열린 페루를 공식 방문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민간 외교관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SK그룹은 최 회장이 20일(이하 현지 시간)부터 페루에서 개최된 APEC 회의 기간 알란 가르시아 대통령 등 페루 각계 고위층 인사들을 잇따라 만나 SK그룹과의 협력 강화 방안 등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23일 밝혔다.

최 회장은 25일(한국 시간) 귀국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또 한국, 미국, 중국 등 APEC 21개 회원국 정상 및 아태지역 최고경영자 등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2일 열린 APEC 최고경영자 회의(CEO Summit)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기조연설 직전 기업인을 대표해 전체 참석자들에게 이 대통령을 소개하는 연설을 했다고 SK그룹은 말했다.

앞서 최 회장은 21일 열린 APEC 최고경영자 회의 개막식 때는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의 기조연설에 이어 역시 21개국 CEO를 대표해 가르시아 대통령을 소개하고 그의 연설에 감사를 표하는 연설을 했다.

최 회장은 아울러 SK가 중남미 진출의 전초기지로 삼고자 하는 페루에서 APEC 행사가 열린 것을 계기로 대대적으로 펼친 `APEC 마케팅'의 최전선에 직접 뛰어들어 세일즈 외교활동을 벌였다고 SK그룹은 밝혔다.

<사진설명: 22일 페루 리마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행사장의 SK의 전시/홍보부스에서
최태원 회장이 외국 경제인들과 인사 및 환담을 나누고 있다.

>

최 회장은 20, 21일 가르시아 대통령과 메르세데스 알라고스 아라오즈 통상관광부 장관 등을 APEC 행사장 입구의 SK그룹 홍보전시 부스로 초빙, 한국의 경제적 위상과 SK의 글로벌 사업 현황 등을 설명했다.

또 페루 최대 기업집단인 브레시아 그룹의 브레시아 마리오 까페레타 회장도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와 함께 최 회장은 SK에너지 유정준 R&C CIC 사장 등과 함께 페루 총리 공관에서 예후데 시몬 무나로 총리를 만나 SK와 페루 정부 및 업계 간의 협력강화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사진설명: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일(현지 시간) 페루 총리공관에서 예후데 시몬 무나로 총리(오른쪽)를
만나 환담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SK는 페루 경제성장의 동반자로서 지속적인 기여를 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페루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를 요청했다.

최 회장은 아울러 21일 페루의 사회공헌 관련 비정부기구(NGO) 중 하나인 프로시너지(Pro Synergy)를 방문, "SK는 `행복경영'을 페루에서도 뿌리내려, 페루 국민과 사회에 기여하는 '페루 인사이더(Peru Insider)'로 성장하고자 한다"고 밝혀 향후 중국에서와 마찬가지로 페루에서도 더욱 활발한 경영활동과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 동안 중국 내수 기업으로 뿌리내린다는 의미의 `차이나 인사이더'를 강조해온 최 회장이 `페루 인사이더'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 SK그룹은 지난해 페루 대지진 복구 성금 30만 달러를 지원한 것을 비롯해 지금까지 피해지역의 52개 학교와 5개 의료시설 복구비용 등으로 총 600만 달러를 지원했으며 추가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한편, 페루 현지의 10여 개 주요 언론매체들은 최 회장의 페루 방문을 전후해 SK그룹이 페루에서 추진 중인 종합석유화학 공장 건설 계획 등을 소개하는 기사를 앞다퉈 내보내며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권오용 SK그룹 브랜드관리실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각국 간 협력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에서 최태원 회장의 `발로 뛴 민간외교'가 경제난 극복과 한국-페루 간 자유무역협정(FTA) 등 협력 증진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