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데스크] 1004원에 당신도 '기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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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경제 디플레 쇼크''건설업 이어 조선업도 구조조정''한국신용등급 하향 조정''투자자문사 사장 자살''대량 해고사태 사태 임박'….
최근 며칠 새 신문들의 앞면을 장식했던 헤드라인들이다. 한결같이 우울하고 암담한 소식뿐이다. 미국 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옮겨 붙으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국내외 경제전문기관들은 1997년 말 외환위기 때에 비해 훨씬 깊고 오랜 불황이 덮칠 것이라는 불길한 전망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한치 앞을 가늠할 수 없다보니 서민들의 지친 몸과 마음은 갈수록 움츠러 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전해진 '국민 여동생' 문근영의 기부 이야기는 그래서 더 반갑고 고마웠는지도 모르겠다. '기부천사' 문씨는 6년간 8억여원이라는 큰돈을 우리 이웃을 위해 선뜻 내놓았다. 그것도 익명으로 말이다. 경제위기 한파가 몰아치는 을씨년스러운 연말 분위기를 녹이기에 모자람이 없는 훈훈한 뉴스였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웃과의 나눔은 자신과 상관없는 일로 여긴다. 실제 연말연시 이웃돕기성금의 상당 부분을 기업이 맡고 있다. 민간단체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공동모금회)가 지난 연말연시 (2007년 12월~2008년 1월) 모금한 1985억여원 중 70% 이상인 1416억여원이 기업에서 나왔다. 미국의 경우 전체 기부액의 개인 비중이 76%로 우리와는 정반대다. 또 국민 가운데 몇 %가 정기적인 기부에 참여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개인기부참여율도 45%로 미국(83%) 캐나다(85%)에 비해 낮다. 물론 우리나라도 개인의 기부가 꾸준히 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아직 나눔이 문화로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나눔은 문씨 같은 톱스타나 기업들만 할 수 있는 어렵고 힘든 일이 아니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손쉽게 이웃에 손을 내밀고 함께할 수 있다. 단돈 1000원으로도 나눔은 가능하다. 공동모금회가 벌이고 있는 '1004 행복주주캠페인'은 좋은 예다. 1004원만 '투자'하면 행복주식회사의 주주가 될 수 있다는 이 캠페인에는 동창회 동호회 팬클럽 등이 단체로 참가할 수 있다. 또 집안에 나뒹굴고 있는 중고휴대폰을 가까운 이동통신사 대리점에 갖다주는 것만으로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 매년 버려지는 900만대 중고휴대폰을 재활용한 수익금을 기부금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 캠페인을 통해 13만여대의 휴대폰을 모아 1억원을 모았다고 한다. 먹고 마시는 흥청망청 송년회 대신 그 비용을 이웃을 위해 쓰는 한사랑송년나눔회도 뜻깊은 일이 될 거다. 지난해 21개 모임에서 3000여명이 참가해 4500여만원을 모금했다. 좀 더 손쉽게 전화 한통화(ARS 060-700-1212ㆍ화당 2000원)로도 사랑을 전할 수 있다. 모두 힘들고 어려운 때 1000원,2000원조차 부담스런 액수일 수도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우리 이웃을 한 번 돌아보는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
이제 며칠 있으면 서울 시청 앞에 연말연시 모금액에 따라 온도가 올라가는 '사랑의 온도탑'이 세워진다. 아무쪼록 '문근영효과'가 확산돼 순식간에 100도(2058억원)를 훌쩍 넘었으면 한다.
김수찬 사회부장 ksch@hankyung.com
최근 며칠 새 신문들의 앞면을 장식했던 헤드라인들이다. 한결같이 우울하고 암담한 소식뿐이다. 미국 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옮겨 붙으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국내외 경제전문기관들은 1997년 말 외환위기 때에 비해 훨씬 깊고 오랜 불황이 덮칠 것이라는 불길한 전망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한치 앞을 가늠할 수 없다보니 서민들의 지친 몸과 마음은 갈수록 움츠러 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전해진 '국민 여동생' 문근영의 기부 이야기는 그래서 더 반갑고 고마웠는지도 모르겠다. '기부천사' 문씨는 6년간 8억여원이라는 큰돈을 우리 이웃을 위해 선뜻 내놓았다. 그것도 익명으로 말이다. 경제위기 한파가 몰아치는 을씨년스러운 연말 분위기를 녹이기에 모자람이 없는 훈훈한 뉴스였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웃과의 나눔은 자신과 상관없는 일로 여긴다. 실제 연말연시 이웃돕기성금의 상당 부분을 기업이 맡고 있다. 민간단체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공동모금회)가 지난 연말연시 (2007년 12월~2008년 1월) 모금한 1985억여원 중 70% 이상인 1416억여원이 기업에서 나왔다. 미국의 경우 전체 기부액의 개인 비중이 76%로 우리와는 정반대다. 또 국민 가운데 몇 %가 정기적인 기부에 참여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개인기부참여율도 45%로 미국(83%) 캐나다(85%)에 비해 낮다. 물론 우리나라도 개인의 기부가 꾸준히 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아직 나눔이 문화로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나눔은 문씨 같은 톱스타나 기업들만 할 수 있는 어렵고 힘든 일이 아니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손쉽게 이웃에 손을 내밀고 함께할 수 있다. 단돈 1000원으로도 나눔은 가능하다. 공동모금회가 벌이고 있는 '1004 행복주주캠페인'은 좋은 예다. 1004원만 '투자'하면 행복주식회사의 주주가 될 수 있다는 이 캠페인에는 동창회 동호회 팬클럽 등이 단체로 참가할 수 있다. 또 집안에 나뒹굴고 있는 중고휴대폰을 가까운 이동통신사 대리점에 갖다주는 것만으로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 매년 버려지는 900만대 중고휴대폰을 재활용한 수익금을 기부금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 캠페인을 통해 13만여대의 휴대폰을 모아 1억원을 모았다고 한다. 먹고 마시는 흥청망청 송년회 대신 그 비용을 이웃을 위해 쓰는 한사랑송년나눔회도 뜻깊은 일이 될 거다. 지난해 21개 모임에서 3000여명이 참가해 4500여만원을 모금했다. 좀 더 손쉽게 전화 한통화(ARS 060-700-1212ㆍ화당 2000원)로도 사랑을 전할 수 있다. 모두 힘들고 어려운 때 1000원,2000원조차 부담스런 액수일 수도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우리 이웃을 한 번 돌아보는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
이제 며칠 있으면 서울 시청 앞에 연말연시 모금액에 따라 온도가 올라가는 '사랑의 온도탑'이 세워진다. 아무쪼록 '문근영효과'가 확산돼 순식간에 100도(2058억원)를 훌쩍 넘었으면 한다.
김수찬 사회부장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