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기업인들 챙기고 정상회담도 세일즈에 초점
DEO서밋·개별 정상회담


이명박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적극적인 경기 대응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날 페루 리마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기조연설과 정상회의에 앞서 개최된 '최고경영자(CEO) 서밋' 연설 등을 통해서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주도하는 도하개발아젠다(DDA) 세부 원칙 협상의 연내 타결과 함께 개도국 농산물 특별긴급관세(SSM)분야의 부문별 자유화를 비롯한 미해결 과제의 조속한 해결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의 연설은 19개국 정상 중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아소 다로 일본 총리에 이어 세 번째로 이뤄졌다. 개최국인 페루가 그만큼 한국의 비중을 높게 평가한 결과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이 대통령은 먼저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되면서 곳곳에서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 지출을 적극적으로 늘리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시아 경제 부상의 시사점'이란 제목의 'CEO 서밋' 연설에서도 "지금은 전대미문의 위기로 그에 걸맞은 전대미문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재정 지출 확대와 감세를 통한 내수 진작 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APEC 국가들이 무역과 관련된 새로운 장벽을 만들지 않는 동결 선언에 동참할 것을 촉구,정상회의 선언문에 관련 내용이 포함되도록 하는 데 일조했다. 이 대통령은 "동아시아의 기적은 바로 '자유무역과 열린시장'의 기초 위에서 가능했다"고 지적했다.

서밋 연설에선 CEO 시절의 경험을 소개하며 '훈수'도 뒀다. 이 대통령은 "나는 CEO를 '탐험가'라고 생각한다. 그 누구도 가보지 않은 땅이 있다면 실패의 두려움보다는 성공의 기대를 먼저 가져야 훌륭한 CEO가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또 "CEO의 능력은 위기 때 더욱 빛을 발하며 어려울 때일수록 멀리 내다보고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야 한다"며 발상의 전환을 통한 공격적 경영을 거듭 주문했다. 이어 "내가 다니던 기업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진취적인 자세로 한국이라는 울타리를 뛰어넘어 세계 무대에 도전했기 때문"이라며 "지금과 같이 어려운 때야말로 CEO 여러분이 '도전정신'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기업인들을 신경쓰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브라질리아에서 리마로 가는 직항편이 없어 상파울루를 거쳐 가야 하는 기업인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비행기 좌석을 마련해줬다. 리마의 호텔까지 이동할 때는 수행단 차량에 기업인들을 태웠고 청와대 수석 등은 밴으로 이동했다.

각국 정상과의 릴레이 회담 중 마지막으로 미첼 바첼렛 칠레 대통령과 만나 현지 화력발전소 건설 입찰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지원해 주고 초고속 인터넷 망의 한국 기술력을 활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리마(페루)=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