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30억 수수혐의 盧측근 정화삼씨 영장 청구
박연차 회장 차명거래로 100억이상 시세차익


검찰이 '세종증권 매각 의혹'과 관련,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인 정화삼씨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전방위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또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로 알려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세종증권(현 NH투자증권) 매각과정에서 차명거래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져 이 수사가 '참여정부 게이트'수사로 번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박용석)는 23일 세종증권 매각과정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특경가법상 알선수재)로 노 전 대통령의 부산상고 53회 동창인 전 제피로스 골프장 대표 정화삼씨(62)와 동생 정광용씨(54)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24일 이들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한 뒤 구속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6년 초 세종증권이 농협으로 매각되는 과정에서 세종증권의 대주주였던 세종캐피탈 홍모사장으로부터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잘 좀 봐달라"는 부탁과 함께 30억원의 뇌물을 건네 받은 혐의다. 검찰은 전날 홍 사장을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정대근 당시 농협중앙회 회장이 어떤 증권사를 인수할지에 대해 최종 결정권을 보유했던 만큼 홍 사장이 정 회장에게 청탁하는 동시에 정씨 형제를 통해서도 정 회장에게 로비를 시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홍 사장은 2006년 1월 농협이 세종증권 인수 본계약을 맺은 뒤 정 회장 및 정씨 형제에게 '성공 보수'격으로 각각 50억원과 30억원을 건넨 것으로 파악됐다. 이 돈이 대가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검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중수부는 이와 함께 세종증권 매각 당시 이 주식을 차명으로 사고 팔아 10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 대한 수사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박 회장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농협이 세종증권 등을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던 상황에서 부하직원들이 세종증권 주식을 사겠다고 결재를 올렸을 뿐,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것은 아니다"며 "차명거래를 통해 거래된 사실은 뒤늦게 알았지만 세금을 탈루한 것은 맞기 때문에 그 부분은 내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과 정화삼씨는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과 함께 노 전 대통령의 '숨은 후견인'으로 알려져 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