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파산신청 검토…해법놓고 내부 갈등까지

자금난으로 파산 위기에 직면한 제너럴모터스(GM) 이사회가 정부의 구제금융 지원을 받기가 여의치 않자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 내부 소식통을 인용,이같이 보도하면서 릭 왜고너 최고경영자(CEO)가 이사회 멤버와의 의견 차로 갈등을 빚기는 드문 일이라고 전했다.

왜고너 CEO는 최근 미 상원 청문회에 출석,"파산 신청은 회사를 살릴 실질적인 대안이 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경영난에도 불구하고 왜고너 CEO를 전폭적으로 지지해 온 이사진들이 이사회에서 왜고너 CEO 의사와 달리 파산 신청 가능성을 논의했다는 점에서 GM파산 신청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GM 이사회에서 파산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는 것은 정부 지원에 대한 압박과 함께 부실이 더 커지기 전에 파산보호 신청을 하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는 인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GM은 자료를 통해 이사회가 파산 방안을 논의한 것은 맞지만,파산 신청이 회사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고 보진 않는다고 반박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이사회에서 딴 목소리가 나올 경우 왜고너 CEO가 난국을 헤쳐나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미 빅3(3대 자동차업계)는 연료 효율 개선을 위해 지원받기로 한 250억달러의 자금 외에 7000억달러의 구제금융자금 중 250억달러를 더 빌려 쓰길 원하고 있다. 3사 CEO들은 '빅3' 중 한 곳만 파산해도 나머지 차메이커들이 연쇄 도산할 수 있으며 이렇게 되면 고객들이 미국 차 구매를 꺼려 미국 자동차 산업이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의원들은 정부의 구제금융 지원이 실시된다해도 '빅3'가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12월2일까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 지원자금을 어떻게 쓸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힐 것을 요구했다.

업계에서는 GM이 파산 신청을 내더라도 채권자들과 협의를 통해 채무 조정을 하는 등의 사전 정지 작업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