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기업시총 순위도 급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주가 변동이 세계 기업들의 시가총액 순위 판도를 뒤바꿔놓았다.

최고치의 3분의 1로 떨어진 원유 등 원자재 가격과 자국 통화가치 하락에 따라 러시아나 브라질 등 신흥국에서 급부상했던 에너지 기업들은 시가총액 상위 순위에서 최근 크게 밀려났다. 반면 경기 악화에 저항력이 강한 생활용품 제조회사 등의 순위는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일본 노무라증권이 10월 말 현재 세계 주요 기업의 시가총액을 집계한 결과 원유 등 자원 가격이 최고치를 보였던 지난 6월 말과 비교해 러시아 천연가스회사인 가즈프롬과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브라스의 시가총액은 60% 이상 감소해 20위권 아래로 떨어졌다. 가즈프롬은 3위에서 24위,페트로브라스는 4위에서 30위로 추락했다.

7월 배럴당 150달러에 육박했던 원유 가격이 최근 50달러를 밑돌 정도로 폭락한 데다 신흥국 통화가치마저 하락해 달러 기준 시가총액이 급격히 줄어든 것이다.

금융위기로 인해 글로벌 투자자들이 환율과 주가 등 이중 리스크를 부담해야 하는 해외 주식을 매각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