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고통분담 무풍지대 韓銀(한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은행 등 금융권이 '거품 빼기'에 들어갔다. 시중은행장들은 금융감독원과 맺은 양해각서(MOU)를 통해 연봉을 최대 30% 삭감하기로 했다. 금융위기에 대한 일말의 책임을 표시하고 위기극복을 위한 각오를 되새기는 차원이다. 산업 수출입 기업 등 국책은행장들은 여기에다 공기업 경영효율화 도모를 더해 전년대비 40% 안팎의 급여 삭감을 결의했다. 감독기구 수장인 금융감독원장도 연봉을 30% 줄이기로 했다. 일부 외국계은행에선 인력 구조조정이 진행중이며,국내 은행들 대부분이 경비절감 점포축소 등에 나서고 있다.
이런 와중에 꿈쩍도 하지 않는 은행이 딱 한 곳 있다. '은행의 은행'인 한국은행이다. 한은은 총재나 임원,금융통화위원 등에 대한 급여 삭감이나 반납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아마도 계획이 없는 모양이다. 이제 한은 총재는 산업은행장이나 수출입은행장보다 고액연봉자로 통하게 됐다. 한은 총재의 연봉은 여전히 3억7000만원에 이르지만 국책은행장 연봉은 5억원 이상에서 3억원 수준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한은 총재의 연봉은 우리보다 1인당 소득이 3배 가까이 많은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총재 연봉 18만달러(약 2억7000만원)보다도 훨씬 많다.
배영식 한나라당 의원에 따르면 연봉 1억원을 넘는 한은 직원은 전체 직원의 3분의1에 이른다. 특히 1급(국장)의 임금인상률은 지난 5년간 41%를 기록했다. 청원경찰이 1억원 가까운 연봉을 받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지 2년이 지났지만 그간 얼마나 바뀌었는지 의문을 표시하는 금융계 인사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물론 한은이 금융위기를 예견하고 사전적으로 잘 대처했다면 이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는 것이 오히려 마땅하다. 하지만 경기가 빠르게 가라앉던 지난 8월 대담하게도 정책금리를 인상했던 곳이 바로 한은이다. 전세계 중앙은행이 자금경색 해소를 위해 돈을 풀 때도 머뭇거리던 곳이 한국의 중앙은행이다. 은행에 구조조정 한파가 불어닥치는 요즘 한은만 '무풍지대'로 남게 된다면 한은의 정책이 시장에 먹혀들 지 의문이다.
이태훈 경제부 기자 beje@hankyung.com
이런 와중에 꿈쩍도 하지 않는 은행이 딱 한 곳 있다. '은행의 은행'인 한국은행이다. 한은은 총재나 임원,금융통화위원 등에 대한 급여 삭감이나 반납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아마도 계획이 없는 모양이다. 이제 한은 총재는 산업은행장이나 수출입은행장보다 고액연봉자로 통하게 됐다. 한은 총재의 연봉은 여전히 3억7000만원에 이르지만 국책은행장 연봉은 5억원 이상에서 3억원 수준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한은 총재의 연봉은 우리보다 1인당 소득이 3배 가까이 많은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총재 연봉 18만달러(약 2억7000만원)보다도 훨씬 많다.
배영식 한나라당 의원에 따르면 연봉 1억원을 넘는 한은 직원은 전체 직원의 3분의1에 이른다. 특히 1급(국장)의 임금인상률은 지난 5년간 41%를 기록했다. 청원경찰이 1억원 가까운 연봉을 받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지 2년이 지났지만 그간 얼마나 바뀌었는지 의문을 표시하는 금융계 인사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물론 한은이 금융위기를 예견하고 사전적으로 잘 대처했다면 이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는 것이 오히려 마땅하다. 하지만 경기가 빠르게 가라앉던 지난 8월 대담하게도 정책금리를 인상했던 곳이 바로 한은이다. 전세계 중앙은행이 자금경색 해소를 위해 돈을 풀 때도 머뭇거리던 곳이 한국의 중앙은행이다. 은행에 구조조정 한파가 불어닥치는 요즘 한은만 '무풍지대'로 남게 된다면 한은의 정책이 시장에 먹혀들 지 의문이다.
이태훈 경제부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