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대북정책 일관성 유지 중요"
부시 "그게 내가 당신 좋아하는 이유"

이명박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APEC 정상회의가 열린 페루 리마에서 한·미·일,한·일 정상회담을 잇달아 가졌다. 내년 1월 퇴임을 하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는 네 번째이자 고별 회담을 한 것이다.

이날 한·미·일,한·미 정상회담의 초점은 북핵 문제였다. 중단된 북한 핵검증 절차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으며 6자회담을 내달 초 개최키로 했다. 한·미 정상회담에선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의 조기비준 필요성을 재확인했지만 양측 모두 시기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약속하지 못했다.

부시 대통령은 약 10분간의 한·미·일,15분간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과거 교회 주차 봉사활동을 거론하며 "내가 백악관에서 어린이들을 만났는데 '공직자의 자세가 뭐냐'고 묻길래 '겸손하고 대의명분을 따라야 한다'는 얘기를 하면서 이 대통령의 예를 들었다"고 소개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대단한 일도 아닌데 기억해 줘서 고맙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한국에 들러 달라"고 요청했고,부시 대통령은 "좋은 친구로 만나게 돼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워싱턴 G20 금융정상회의가 쉽지 않은 자리였는데 성과를 이뤄낸 것은 부시 대통령의 리더십 때문"이라고 치켜세웠다. 부시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대북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 대목에서 "그게 바로 내가 당신을 좋아하는 이유(That's why I love you)"라고 말하면서 장내에 폭소가 터졌다.

두 정상은 FTA비준 문제도 언급했다. 부시 대통령은 FTA비준안 처리 지연에 대해선 "경제적 도전을 극복하려면 이것(FTA에 대한 반발)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백악관 측이 전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미국이 세계화,자유무역주의를 주창하다가 이제와서 보호무역으로 돌아가선 안 된다"며 "민주당 새 정부가 인수인계 과정을 다 거친 뒤 긍정적으로 이 문제를 생각할 것으로 기대한다.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리마(페루)=홍영식 기자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