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 주택시장, 50대가 '버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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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급락한 지금이 매수 적기" … 30~40대는 "현금 확보" 매수 신중
매수세가 자취를 감춘 주택시장에서 50대 이상 수요자들이 마지막 희망이자 버팀목이 되고 있다. 30~40대들은 전문가들의 관측과 집값 전망에 따라 매수 시기를 내년 하반기로 미루는 반면 50대 이상은 20년 이상 부동산 시장의 특성을 목격해온 경험칙에 따라 저가매물을 소화하면서 시장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 마포에 115㎡형 아파트를 갖고 있던 김선우씨(가명,35세)는 집값이 고점 대비 20%가량 떨어지자 최근 집을 팔고 용산에서 전세를 얻었다. 세계적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현금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집을 다시 산다면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생각해 보겠다며 부동산에 대한 관심을 뚝 끊었다.
반면 서울 잠원동 아파트에 사는 이학성씨(가명,57세)는 2006년 말 9억5000만원까지 나가던 잠원한신아파트 112㎡가 7억원까지 떨어지자 지금이야말로 매수 적기라고 생각했다. 인근 중개업소에 6억원대 후반~7억원의 저가 매물이 다시 나오면 바로 연락을 달라고 당부해뒀다. 자녀가 집을 사는 데 돈을 보태줄 요량이다.
서울 잠원동 양지공인의 이덕원 중개사는 "40대 초반까지는 인터넷에 민감한 세대"라며 "2001년 이후 집값 상승기 때 무리하게 대출을 끌어당겼던 것과 정반대로 지금은 이른바 '디레버리지(차입금 축소)' 유행을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50대 이상은 '전문가들의 예측이나 시장 정서대로 부동산 가격이 움직인 적이 별로 없다'는 판단을 강하게 하는 세대로 평가된다. 이 중개사는 "내년 하반기엔 이미 바닥을 지나 집값이 상승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본인의 생각을 중시한다"고 전했다.
이런 트렌드는 부동산 정보업체 스피드뱅크가 최근 자사 인터넷 회원 등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내년 부동산 경기는 '상반기에 보합세가 유지되다가 하반기 이후 살아날 것'이란 답을 20~40대에선 55~57%가 내놓았다. 50대 이상에선 65.9%로 답변 비중이 훨씬 높았다. 또 내년 집값이 5~10% 상승할 것으로 응답한 사람은 20~40대에선 5~8%였다. 하지만 50대 이상은 10.2%로 높게 나왔다.
주택 구입 적기는 언제냐는 질문엔 20~30대의 46~48%가 내년 상반기라고 답했다. 40대는 57.8%,50대 이상은 56.3%가 내년 상반기에 동그라미를 쳤다. 내년까지는 꼭 집을 사야 한다는 응답의 경우 40대가 78.5%,50대 이상은 83.2%로 나타났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1980년대 말~1990년대 초 집값 폭등과 1991년 이후 200만호 건설쇼크에 따른 집값 하락,외환위기 직후의 V자형 회복 등 다양한 시장을 경험해본 50대 이상은 시장 생리를 외부 전문가들의 예측보다 본인들의 직감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
매수세가 자취를 감춘 주택시장에서 50대 이상 수요자들이 마지막 희망이자 버팀목이 되고 있다. 30~40대들은 전문가들의 관측과 집값 전망에 따라 매수 시기를 내년 하반기로 미루는 반면 50대 이상은 20년 이상 부동산 시장의 특성을 목격해온 경험칙에 따라 저가매물을 소화하면서 시장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 마포에 115㎡형 아파트를 갖고 있던 김선우씨(가명,35세)는 집값이 고점 대비 20%가량 떨어지자 최근 집을 팔고 용산에서 전세를 얻었다. 세계적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현금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집을 다시 산다면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생각해 보겠다며 부동산에 대한 관심을 뚝 끊었다.
반면 서울 잠원동 아파트에 사는 이학성씨(가명,57세)는 2006년 말 9억5000만원까지 나가던 잠원한신아파트 112㎡가 7억원까지 떨어지자 지금이야말로 매수 적기라고 생각했다. 인근 중개업소에 6억원대 후반~7억원의 저가 매물이 다시 나오면 바로 연락을 달라고 당부해뒀다. 자녀가 집을 사는 데 돈을 보태줄 요량이다.
서울 잠원동 양지공인의 이덕원 중개사는 "40대 초반까지는 인터넷에 민감한 세대"라며 "2001년 이후 집값 상승기 때 무리하게 대출을 끌어당겼던 것과 정반대로 지금은 이른바 '디레버리지(차입금 축소)' 유행을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50대 이상은 '전문가들의 예측이나 시장 정서대로 부동산 가격이 움직인 적이 별로 없다'는 판단을 강하게 하는 세대로 평가된다. 이 중개사는 "내년 하반기엔 이미 바닥을 지나 집값이 상승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본인의 생각을 중시한다"고 전했다.
이런 트렌드는 부동산 정보업체 스피드뱅크가 최근 자사 인터넷 회원 등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내년 부동산 경기는 '상반기에 보합세가 유지되다가 하반기 이후 살아날 것'이란 답을 20~40대에선 55~57%가 내놓았다. 50대 이상에선 65.9%로 답변 비중이 훨씬 높았다. 또 내년 집값이 5~10% 상승할 것으로 응답한 사람은 20~40대에선 5~8%였다. 하지만 50대 이상은 10.2%로 높게 나왔다.
주택 구입 적기는 언제냐는 질문엔 20~30대의 46~48%가 내년 상반기라고 답했다. 40대는 57.8%,50대 이상은 56.3%가 내년 상반기에 동그라미를 쳤다. 내년까지는 꼭 집을 사야 한다는 응답의 경우 40대가 78.5%,50대 이상은 83.2%로 나타났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1980년대 말~1990년대 초 집값 폭등과 1991년 이후 200만호 건설쇼크에 따른 집값 하락,외환위기 직후의 V자형 회복 등 다양한 시장을 경험해본 50대 이상은 시장 생리를 외부 전문가들의 예측보다 본인들의 직감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