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평인사·비슷한 이미지 어필

힐러리 클린턴 미 상원의원이 새 행정부의 국무장관에 기용되면서 '박근혜 총리론'도 덩달아 힘을 얻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이 정적이었던 힐러리 의원을 외교 수장 자리에 앉힌 것처럼 이명박 대통령도 비슷한 관계인 박근혜 전 대표를 총리에 임명하는 탕평인사를 펴야 한다는 것.친이 측 고위 당직자는 23일 "오마바 당선인의 탕평·통합 인사를 우리로서 벤치마킹할 부분이 있다"며 "우리와 유사한 상황을 감안할 때 박 전 대표의 중용설도 긍정적으로 생각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일단 탕평론의 근거는 힐러리 의원과 박 전 대표의 비슷한 이미지에서 기인한다. 두 사람은 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한치 양보없는 '성(性) 대결'을 펼친 끝에 깨끗하게 승복했다는 점,각각 아내와 딸로 전임 대통령과 인척 관계에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또한 힐러리 국무장관 임명의 이면에 일정한 당내 세력을 구축하고 있는 '클린턴 사단'의 마음을 얻고자 하는 오바마 당선인의 정치적 포석이 있었듯 '親朴(친 박근혜)'을 포용해 한나라당의 단합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박근혜 총리가 필요하다는 현실론도 이유다. 친이측 초선 의원은 "그동안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의 역할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아왔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검토할 수 있는 과제 아니겠느냐"고 했다.

박 전 대표도 최근 "최고로 잘할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 인사라면 전(前) 정부의 인사라도 쓸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혀 이 대통령의 집권 초기 이후 잦아들었던 박근혜 총리카드가 다시 힘을 얻는 분위기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